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남인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과 천정배 공동대표를 향해 연일 날선 비판을 날리고 있다. 5선인 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정계에 발탁한 호남 대표 정치인, 박 의원은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며 김 전 대통령의 '적자'로 꼽힌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아버지의 후예'들에 대한 '저격수'로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4·13 총선 광주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뒤 첫 공식행사에서 천 대표의 국회의원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어제(29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광주 선대위 발대식에서 "더민주가 아버지(DJ)의 적통을 이어받은 유일한 정당"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비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안 대표를 향해선 "구태정치 청산을 외쳤던 안 대표가 광주·전남에서 구태 정치인들을 다 공천했다"고 비판했다. 천 대표에게는 "안 대표의 야권연대 거부, 야권 공멸 전략을 막을 수 없다면 김한길 대표처럼 후보에서 사퇴해 자신이 그동안 말했던 것이 진정성이 있었던 것임을 보여주셔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날 오후에는 전남 목포를 방문, 더민주 조상기 후보 지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목포를 찾아 박지원 의원을 겨냥해 비판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탈당한 사람들 중 자신들이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 적통, 적자라고 하는데 참으로 시대착오적이고 과거지향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야권분열을 획책하는 세력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는 세력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도 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홍걸 위원장이 더민주에 입당을 결정하면서 국민의당과 대립각을 세웠다"며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부분 국민의당에 몸을 담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홍결 국민통합위원장이 29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더민주 광주시당 4·13국회의원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홍결 국민통합위원장이 29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더민주 광주시당 4·13국회의원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