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까다로운 가계·기업 대출 심사가 올 2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5월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시중은행 대출태도지수는 -12로 1분기(-14)보다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해 대출 심사 강화 기조가 이어졌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회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조사는 지난 2월29∼3월11일 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4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회사 5개, 상호금융조합 130개 등 17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가계 주택자금 대출태도지수가 -19로 일반대출(-3)보다 더 낮았다. 기업 대출도 살얼음판이긴 마찬가지다. 2분기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전기(-16)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9로 전기(-6)보다 소폭 개선됐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로 조선업 등 수출 관련 업종 및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주(借主, 돈을 빌린자)들의 신용위험도는 1분기 24에서 30으로 대폭 상승했다. 신용위험도는 2012년 4분기(30) 이후 14분기만에 가장 높았다. 대기업(16→19), 중소기업(28→31), 가계(22→28)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신용위험도가 상승했다.


비은행금융기관(제2금융권)의 경우 상호금융, 보험사 위주로 대출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대출태도지수는 4, 신용카드회사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반면 농·수협 등 상호금융조합 대출태도지수는 2분기 –22로 전기(-14)보다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이는 통계를 집계한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생명보험회사 대출태도지수도 2분기 –20으로 1분기(-10)보다 하락했다. 보험사들도 가계 주택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금융권 신용위험도는 저축은행(7→14), 신용카드사(13→19), 상호금융(18→29) 등으로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주 소득감소와 채무부담이 늘어난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2015년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1326조원(은행계정 원화대출금 기준)으로 이 가운데 36.4%인 482조원이 제2금융권에서 취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잔액은 저축은행 36조원, 보험사 113조원, 상호금융 310조원, 신용카드사 24조원(카드론 기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