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달 'G5 SE'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이는 애플이 앞서 출시한 4인치 스마트폰 '아이폰SE'와 이름이 비슷하다.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LG가 또 무슨 꿍꿍이냐"는 반응이다. 네티즌들의 의문 섞인 반응은 당연한 듯 보인다. 스마트폰 이름에 'SE'가 들어간 것은 애플의 4인치 아이폰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렇듯 기업이 스마트폰에 붙이는 이름은 각 기업의 '심볼'(상징)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삼성의 갤럭시S시리즈, LG의 G시리즈 등 국내기업이 고심 끝에 붙인 스마트폰의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삼성(Samsung)의 'S'시리즈?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인 '갤럭시S시리즈'는 지난 2010년 갤럭시S1을 시작으로 지난달 갤럭시S7·갤럭시S7엣지까지 매 시리즈마다 수천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갤럭시S의 S가 삼성(Samsung)의 S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은 여기에 한가지 의미가 더 있다. 바로 '슈퍼 스마트(Super Smart)'의 S다. 갤럭시S시리즈 출시 전, '삼성의 망작'이라 불리는 삼성 옴니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슈퍼 스마트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포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2014년부터 출시된 갤럭시A·E·J·Z시리즈도 각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중·고급형 모델인 갤럭시A는 알파(Alpha)를 의미하고 갤럭시E는 뛰어난, 우수한의 'Excellent, Enhanced'를 의미한다. 중저가 보급형인 갤럭시J는 하급을 뜻하는 '주니어'(Junior)로 제품의 특성을 드러냈으며 갤럭시Z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OS인 타이젠(Tizen)을 뜻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최초로 중저가 스마트폰에 자체 OS를 탑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S7' /사진=삼성전자
◆LG의 V·K·X, 완성은 'G'

지난달 출시된 LG전자의 G5는 'LG같지 않다'는 평을 얻으며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최초로 도입된 모듈식 스마트폰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G'라는 알파벳이 지금까지 출시된 G시리즈 중 G5에 가장 어울리는 듯하다. LG전자의 G시리즈는 훌륭하다는 의미의 'Great'와 세계적이라는 의미의 'Global' 두가지를 담고 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V,K,X 시리즈를 출시해왔다. 지난해 10월 '조준호폰'으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V10'은 안타깝게 흥행에 실패했지만,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의 도전을 시험했던 제품이다. V10의 이름에도 이러한 도전정신이 반영됐다. LG전자에 따르면 V는 모험(adventure)을 의미한다. 여기에 비주얼(Visual)의 의미도 담았다. 출시 당시 LG전자는 사진·영상에 강한 비주얼 세대를 타깃으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K시리즈는 가격 대비 고성능이라는 점을 강조해 킬러(Killer)의 K를 붙여 파격적인 작명을 선보였다. 지난달 시판된 중저가 스마트폰 'X시리즈'는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강조된 제품을 찾는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특별하다(Exceptional·Extra)의 의미를 담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을 1가지씩 탑재한 2종으로 출시됐다.


LG전자 'G5' /사진=LG전자
LG전자 'G5' /사진=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