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국민들은 내 자식의 취업이나 내 가게의 손님으로 경기 판단"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재부 직원들에게 체감도를 높이는 정책운용을 당부했다.

오늘(21일) 기재부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정부가 지표를 통해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국민들은 내 자식의 취업이나 내 가게의 손님으로 경기를 판단한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는 "몇몇 지표에서 온기를 만들어 낸다 하더라도 국민들께 체감되지 않는 온기는 결국 '미생의 회복'"이라며 "체감경기가 부진하면 비관적 전망과 경제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정책을 내놔도 '약발'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올 초 성장률보다 일자리에 경제운용의 무게중심을 두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흐름을 장악하고 개혁 과제에 집중하고 변화된 국회 상황에 적응하려면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개혁과제들이 유야무야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기지개를 켜는 나라들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두 개혁으로 일어섰다"며 "지금 우리 앞에 놓인 4대 개혁, 구조조정, 재정규율 강화, 일자리 정책 효율화 등은 모두 이해 갈등이 큰 과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득권을 깨고 이해를 재편하고 제도를 혁신하는 일이 쉬울 리 없지만 수십 년간 쌓인 적폐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또 다시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정책과제가 이해관계자, 정치권, 시민단체, 시장 참가자, 글로벌 파트너 등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 소통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유 부총리는 "(주인공이 아닌)작가가 드라마 속 주인공을 다루듯이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책영역은 거의 없다"며 "특히 노동개혁법에서 봤듯이 이해갈등이 뚜렷한 정책은 그 자체가 이미 정치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번 총선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져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경제팀 출범 100일'과 관련해 기자간담회에서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