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표가 추가로 올린 해명 트윗. /사진=문재인 트위터
문재인 전 대표가 추가로 올린 해명 트윗. /사진=문재인 트위터

문재인 전 대표가 '강남역 묻지마 살인'에 대해 올린 트윗 하나로 곤욕을 치렀다. 애도와 추모의 말을 건넨 트윗이 어딘가 ‘듣기 불편한 주장’으로 오해받은 탓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어제(18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 피해자 추모현장을 다녀와 소셜미디어에 심경을 남겼다. 그는 추모 현장을 찾은 후 트위터를 통해 "슬프고 미안합니다"라고 애도를 표하면서 현장에 누군가 붙인 포스트잇 문구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라는 글을 인용했다. 문 전 대표는 큰따옴표(“ ”)를 써서 해당 문구가 직접 인용한 글임을 분명히 표시했다.


그러나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이 이를 오해해 해당 문구가 문 전 대표가 주장한 내용으로 착각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이용자는 “문 후보님, 다음생에 남자로 태어나라는 말은 고인을 욕보이는 말인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달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올린 추모 트윗. /사진=문재인 트위터
문재인 전 대표가 올린 추모 트윗. /사진=문재인 트위터


문 전 대표의 트윗 내용을 전한 언론기사에도 비슷한 오해로 답글이 달렸다. 주요 포털에 게재된 관련기사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젊은 여성보고 남자로 태어나라니…”와 같이 문 전 대표의 트윗을 오해한 댓글을 적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답글을 단 이용자들은 트윗뿐만 아니라 해당 문구가 인용임을 해설한 기사내용도 읽지 않은 셈이다.


상황을 감지한 문 전 대표는 오늘(19일) 추가 트윗을 달아 앞서 적은 트윗 내용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문 전 대표는 “제 트윗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나요?”라고 물으며 인용한 포스트잇 문구를 읽게 되는 현실에 대해 슬픔과 미안함을 느낀다는 뜻으로 읽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일은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의사소통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의 깊게 읽는 것보다 자기 주장이 앞서는 온라인 소통문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다. 트윗 내용을 오해하거나, 기사 제목만 보고 답글을 달거나, 글의 의도를 무시하고 '악플'을 다는 따위의 행동들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한편 문 전 대표가 언급한 사건은 지난 17일 강남역 인근 한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30대 남성의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다. 가해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여성혐오'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피해여성에 대한 추모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