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과하지 않다, 디젤이라도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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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인다. 지난 3월 출시된 SM6에 이어 쉐보레 신형 말리부가 연일 흥행돌풍을 이어간다. 국내 중형세단의 대명사 쏘나타와 그 라이벌의 위치를 차지했던 K5는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런 시점에 시승한 기아자동차의 K5 디젤은 오히려 현대·기아차의 색깔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디젤 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SM6, 신형말리부와 파워트레인을 놓고 비교할 순 없지만 세팅의 지향점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고 이는 디자인과 전체적인 자동차의 콘셉트와 분명 맞닿아 있었다.
시승차량은 MX모델이었다. 지난해 기아차는 K5를 공개하며 ‘두가지 얼굴’이란 콘셉트를 선보였다. 캐쥬얼 럭셔리를 지향하는 MX와 스포티함을 강조한 SX가 그것이다.
지난해 4월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두 모델 중 SX모델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1년이란 시간동안 기자의 취향이 변한걸까. 현재의 시각에선 MX다. MX모델의 경우 얼핏 봐선 1세대와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하지만 이전모델과 뜯어보면 ‘모두’ 바뀌었다.
세련된 느낌은 여전하다. 헤드램프와 자연스러운 연결감을 강조한 라디에이터그릴 테두리가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헤드램프는 듀얼 프로젝션 HID가 적용됐다. 여기에 3구로 배치된 안개등이 눈길을 끈다. 나름대로 멋을 부린 것일텐데 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측면에서 보면 휠베이스를 길게 뽑아냈고 쿠페와 같이 멋진 유선형을 그리는 루프라인도 나무랄 데 없이 고급스런 느낌을 자아낸다. 후면부는 가로로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와 크롬라인이 적용된 하단범퍼가 넓고 안정적인 인상을 주며 인상을 단정하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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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역시 과하게 멋을 부리지 않고 깔끔하게 구성했다. 소재의 질감도 경쟁차종 대비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초창기 BMW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센터페시아의 버튼구성도 이제는 기아차의 것으로 여겨진다.
기아차는 이 차 출시 당시 중형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수많은 옵션들을 적용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말리부와 SM6의 등장으로 이는 특별한 메리트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옵션들은 꽤나 쓸만한 게 많다.
특히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능이 원활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스마트폰을 아무렇게나 던져놔도 충전 연결이 잘 됐고, 충전 속도 또한 만족스러웠다. 다만 날씨가 더웠던 탓인지 발열현상이 심했던 점은 아쉽다.
최고의 장점은 실내공간이다. SM6와 비교해 넉넉하며 전장이 훨씬 긴 신형 말리부와 비교했을때도 무릎공간이 부족하지 않다. 헤드룸도 차체 높이에 비해 넉넉한 편이다.
디젤차 치고는 꽤나 모범생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K5디젤의 특징이다. 가솔린과 디젤의 중간쯤 위치한 느낌이다. 토크감은 동급 디젤 세단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묵직한 가속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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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1.7 디젤 버전으로 7단 DCT와 조합됐다.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34.7kgㆍm의 동력성능이다. 검증된 이 조합은 훌륭한 하모니를 선보인다. 변속 충격이 거의 없고 매끄럽게 변속한다. 변속타이밍이 다소 빠른 것은 아쉬운 점이다.
디젤차 치고는 정숙성도 뛰어난 편이다.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의 엔진음이 유입되며 진동도 크지 않다. 노면소음과 풍절음도 거의 없다.
브레이크의 감각은 아쉬웠다. 밟는 압력에 따라 차이가 큰 편이어서 감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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