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국민 편의점' 혁신 이끌다
CEO In & Out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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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4년만에 '1만 점포'… 골프장 인수 "동생 지원" 등 논란도
“BGF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183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달 3일에는 1만번째 점포를 오픈….”
지난 7일 편의점 CU 출범 4주년을 맞은 BGF리테일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 해당 자료에는 “새로운 아이덴티티 ‘Be Good Friends’ 선포와 함께 앞으로도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한 중장기 비전을 마련하겠다”는 BGF리테일의 목표가 담겼다.
4,000,000,000,000원. 12개의 0이 보여주듯 4조원은 어마어마한 액수다. 몇년 전만 해도 편의점업체가 매출 4조원을 넘긴다는 것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2012년 BGF리테일의 매출액은 2조9122억원. 불과 3년 만에 매출이 51% 증가한 것이다.
지난 3일에는 서울 봉천동에 ‘CU 서울대서연점’이 오픈했다. 이 점포는 CU의 1만번째 점포. 편의점 1만점 돌파는 국내 최초다. 일본 훼미리마트 간판을 떼고 토종브랜드로 재탄생한 지 4년. CU는 매출과 점포수 등에서 경쟁업체를 앞지르며 명실공히 '국민 편의점브랜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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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
◆ ‘외형+내실’ 두 마리 토끼 잡다
이 같은 고속성장 배경에는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BGF리테일은 2007년 검사 출신인 홍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07년 3700여개에 불과하던 점포수는 홍 회장 취임 3년 만에 5000개를 돌파하며 업계1위로 올라섰다. 업계 최초로 전국 16개 광역단체와 260여개 시·군 지역에도 출점했다. 점포수가 7000여개로 늘어나는 데까지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외형뿐 아니라 내실에서도 탄탄한 성과를 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4조3343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28.7%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1836억원으로 47.9% 증가했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은 1조9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했다. 모두 홍 회장 취임 후 이룬 성과다.
법조인에서 경영인으로 탈바꿈할 당시만 해도 그를 보는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범 삼성가 특유의 경영색깔과 리더십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는 조용한 경영 행보를 보였지만 결단력은 남달랐다.
‘일본 훼미리마트 간판 갈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홍 회장은 당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2년간 사용하던 보광훼미리마트의 훼미리마트를 버리고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점유율 1위 기업의 갑작스런 브랜드 변경 소식에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었지만 홍 회장의 독자생존전략은 곧 ‘신의 한 수’가 됐다.
해외진출 및 신사업 투자에 걸림돌이 된 일본 훼미리마트와 결별하면서 매년 수십억원의 로열티 절감효과를 보는 등 사업유연성은 더욱 좋아졌다. 그렇게 훼미리마트 간판을 내린 지 1년. 편의점 매출 3조원 시대를 열며 다시 한번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회사는 홍 회장의 ‘혁신 경영’ 방침 아래 질적 성장을 거듭했다. 2014년 업계 최초로 가맹시스템 개선 작업을 통해 가맹점주의 매출 이익 배분율을 최대 80%까지 높인 새로운 가맹형태를 선보였으며 심야 운영 여부도 가맹점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상품 혁신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편의점업계 최초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BGF 상품연구소’를 선보였다. 이곳에서 탄생한 ‘CU 도시락’의 경우 국내에 편의점이 등장한 지 27년 만에 처음으로 전통적 인기상품인 소주, 바나나우유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렇게 가맹점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과 함께 고객의 일상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최근 3년간 가맹점의 수익이 두자릿수 이상 신장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는 게 회사측 전언이다.
업계도 이처럼 홍 회장 지휘 아래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가는 BGF 성장세에 호의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와 간편조리식시장의 성장 아래 최다 점포를 거느린 채널로서 CU의 잠재 성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고배당·사업 외도… 풀어야 할 숙제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일부에선 편의점 고속성장 이면엔 본사는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 독점적 구조와 점주들의 눈물이 있다고 지적한다. 생각보다 매출이 나오지 않아 폐점을 하고 싶어도 막대한 손해는 점주들의 몫일 뿐 점포 개설을 통한 인테리어비용과 위약금 등을 챙기는 본사는 금전적인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
이렇게 본사가 벌어들인 돈은 최대주주의 배당 수익으로 쓰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에만 총 297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금액. 이 중 홍 회장 일가가 챙긴 배당금만 약 173억원이다. 물론 고배당이 이익의 주주환원이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일부 저수익에 시달리는 가맹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편의점사업만 매진하던 홍 회장의 외도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2월 BGF리테일은 보광이천(휘닉스스프링스CC)을 1301억원에 인수했다. 그 배경을 두고 동생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등 말들이 많은 상황. 실제 해당 골프장은 편의점사업과 연관성도 낮은 데다 설립 후 줄곧 적자를 기록,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부채 규모만 2429억원에 이른다. 자칫하면 골프장 외도 리스크가 BGF리테일로 옮겨갈 수도 있는 셈. 업계에서는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지만 골프장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4조 매출, 1만 점포’. 국내 편의점 새 시대를 연 홍 회장. 그가 CU에 부는 새로운 바람과 함께 산적한 과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석조 회장은?
홍 회장은 자유당 정권 시절 고위공직자를 지낸 고 홍진기 전 법무부장관·내무부장관의 차남, 삼성그룹에 출가한 홍라희 리움 미술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87년 사법연수원 8기 수료 ▶검사 ▶2007년 BGF리테일(옛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
홍 회장은 자유당 정권 시절 고위공직자를 지낸 고 홍진기 전 법무부장관·내무부장관의 차남, 삼성그룹에 출가한 홍라희 리움 미술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87년 사법연수원 8기 수료 ▶검사 ▶2007년 BGF리테일(옛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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