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억 시청자 사로잡은 CJ슈퍼레이스
중국(주하이)=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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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11시. 섭씨 31도, 습도 84%. 체감온도는 무려 42도를 웃돈다. 인천공항에서 중국 광둥성 중남부 선전(深圳) 바오안 공항까지 3시간30분을 날아간 뒤 버스를 타고 3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주하이 인터내셔널 서킷(ZIC). 1996년 11월 문을 연 이곳은 FIA(국제자동차연맹) 그레이드2등급을 받아 20년간 많은 국제대회를 소화한 역사 깊은 자동차경주장이다.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지난 4일과 5일 중국 최대 모터스포츠대회인 CTCC와 함께 주하이 서킷을 장식했다. 마카오·홍콩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에 이 지역은 레이스가 많이 개최되고 관심 또한 높은 곳이다. 그래선지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여명의 모터스포츠 팬들이 이곳을 찾아 레이스를 지켜봤다.
◆쑤허웨이츠, 주하이 서킷을 달구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등으로 경주를 벌이는 시합이지만 지금은 단순히 레이싱 트랙을 빠르게 빙빙 도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결정체로 꼽힌다. 완성차업계와 튜닝업계, 공학계, 타이어 등 부품업계, 소재업계는 물론 경주차와 여러 물품을 나르는 물류업계와 서킷을 짓고 주변시설을 만들 땐 건설업계까지 파급효과를 미친다.
국제경기가 열리면 항공기와 선박을 통한 관광수요가 생기고, TV와 신문 등 매스컴을 통한 기업 홍보효과까지 영향을 끼친다. 포뮬러원(F1)과 독일투어링카마스터즈(DTM), 월드랠리챔피언십(WRC)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터스포츠대회는 월드컵과 올림픽에 견줄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FIA로부터 ‘챔피언십’ 타이틀 사용을 승인받은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스포츠 대회다. 지난 2006년 CJ의 후원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모터스포츠 저변확대를 이끌었고, 아시아 최초로 스톡카(Stock Car)레이스를 개최하면서 독일과 일본 등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다.
2010년에 일본 오토폴리스 서킷에서 첫 해외 시범경기를 열었고, 2013년부터는 중국 상하이와 일본 스즈카 서킷에서 대회를 치르며 본격적인 해외레이스 출범을 알렸다. 이후 2014년부터 매년 3번의 해외 원정경기를 열어 중국과 일본에서 한국레이스와 기업들을 알리는 데 힘썼다. 2016시즌부터는 FIA의 인터내셔널시리즈 승인으로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거듭났다. 2라운드가 펼쳐진 중국 주하이 경기부터는 중화권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친숙함을 더하기 위해 '쑤허웨이츠'(速赫威驰)라는 중문명을 썼다. ‘슈퍼레이스’ 발음과 비슷하면서 ‘최고의 스피드와 패기 있는 질주’를 뜻한다.
◆5000㎞ 여정의 시작… CJ대한통운, 특수운송 거뜬
서킷 뒤편엔 꽤 많은 수의 컨테이너가 줄지어 놓여있었다. 이번 경기에 출전한 팀들이 한국에서 실어온 물품들이다. F1 등의 국제대회에서 서킷 뒤편 야드에 쌓여있던 백여개의 컨테이너가 떠올랐다.
주하이에서 열리는 2라운드와 상하이에서 열리는 3라운드에 대비하기 위해 출전 팀들은 3주 전부터 컨테이너에 경주차와 물품들을 실었다. 40피트 컨테이너 16개와 20피트 컨테이너 2개 등 총 18개 컨테이너는 CJ대한통운 특수운송팀이 배송을 맡았다.
평택항에서 해상운송으로 2400㎞를 이동해 주하이에 도달했으며 2라운드를 마친 뒤 육로를 이용해 1600㎞를 달려 상하이로 향한다. 이후 다시 배로 900㎞를 이동해 돌아오는데 총 거리는 약 5000㎞에 달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예민한 경주차들을 문제없이 옮겨야 하는 점이 큰 도전 중 하나였다”면서 “수년째 CJ슈퍼레이스의 국제 특수운송을 맡으며 노하우가 많이 쌓인 게 큰 재산”이라고 전했다.
◆변수 많아 즐거웠던 슈퍼레이스…1만관중 앞에서 열전
배기량 6200cc의 8기통 심장을 가진 아시아 유일의 스톡카레이스. 슈퍼레이스의 최고종목이다. 올해부터는 SK루브리컨츠가 후원하며 ‘SK ZIC 6000’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넉아웃'(Knockout) 방식의 예선전을 통해 흥미를 더했다. 예전엔 1회 30분 주행으로 순서를 정했지만 새로운 방식에선 1차(Q1, 20분), 2차(Q2, 15분), 3차(Q3, 10분)로 진행해 매 단계마다 하위 5대를 떨어뜨린다. 총 3차예선을 치른 결과로 결승 출발 순서(그리드)를 정한다.
한 경기에서 쓸 수 있는 타이어 개수도 줄어 참가 팀들의 전략대결도 흥미를 더했다. 기존엔 라운드 당 총 14개(기존 라운드 4개 포함)의 타이어를 썼지만 바뀐 규정에선 연습은 8개까지 가능하고 예선과 결선에는 오직 4개만 쓸 수 있다.
바뀐 규정에 대해 대회 참가 팀 관계자들은 “예선은 늘어난 반면 사용할 수 있는 타이어가 줄어 상위권 팀들의 운영전략이 중요해졌다”면서 “상대적으로 타이어 소모가 적은 중하위권 팀들은 상위권으로 올라갈 기회가 많아져 중위권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주하이에서 만난 김준호 슈퍼레이스 대표에 따르면 슈퍼레이스는 다양한 전략으로 아시아 시리즈를 키울 예정이다. 그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주요 프로모터들과 협업해 스톡카를 알리고 지속적인 해외시리즈로 해외관중을 끌어들일 계획”이라며 “국가별 대항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숫자로 본 슈퍼레이스 2전
▲참가 팀 - 11개
▲경주차 - 20대
▲팀 크루 - 85명
▲총 해외출장인원 - 200여명(주최측, 미디어, 오피셜, 후원사 등등)
▲예선·결선에서 사용하는 총 타이어 - 80개(팀당 4개)
▲주요 스폰서 - 10개(CJ대한통운, 제일제당, CJ오쇼핑, CJ E&M, CGV, SK 루브리컨츠, 캐딜락,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한국 쉘 석유)
▲테크니컬 스폰서 - 5개(알콘, ASA, J5, MOMO, XCARGOT)
▲한국-주하이 경주차 이동거리 - 2400㎞
▲현지 이동 컨테이너 - 18개 (40피트 16개, 20피트 2개)
▲관람객 - 1만명
[인터뷰] 연예인 카레이서 맞수 김진표 vs 류시원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예선이 끝난 지난 4일 오후 3시, 김진표 엑스타레이싱팀 감독과 류시원 팀106 감독을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둘은 실력파 연예인 카레이서로 유명하다. 지금은 감독과 선수를 겸하며 많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슈퍼레이스의 간판스타다.
◆김진표 엑스타레이싱팀 감독
- 3번째 예선(Q3) 때 비가 많이 왔는데 문제는 없었나.
▶비가 심하게 많이 와 안전상 위험이 컸고 Q3엔 나가지 않아서 드라이버들의 페이스를 지켜봤다. 사실 위험한 상황이었다. 예선이 아니라 결선이었으면 경기중단상황이었다. 타이어 팀이라 웨트나 드라이 모두 좋은 성적을 내서 만족스럽다.
- 주하이 서킷을 달려본 소감은.
▶생각보다 심플한 경주장이다. 비슷한 코너가 반복된다. 테크니컬 요소보다 시원함이 특징이다. 이런 곳은 가다서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스탑앤고 서킷’이라고 한다. 다운포스를 이용해 고속 턴을 하는 테크니컬한 요소가 적어서 드라이버에겐 조금씩 더 도전하게끔 만드는 서킷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날씨가 더운데 타이어 관리가 중요하지 않나. 서킷 특성은 어떤가.
▶보기엔 소모가 클 것 같았지만 생각보단 덜했다. 타이어 측면에서 재밌는 서킷이다. 전보다 타이어 관리가 중요해졌다. 하나가 펑크나거나 갈아 끼우다가 상처라도 나면 엄청난 페널티가 아닐 수 없다. 미케닉들이 타이어를 보물 다루듯이 할 수밖에 없다.
- 해외경기는 준비할 게 많은데 힘든 점은 없었나.
▶슈퍼레이스는 3년 전부터 해외경기를 하고 있어서 대부분 팀들이 많이 익숙해졌다. 처음엔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길들여졌다. 역사 깊은 주하이 서킷을 직접 체험한다는 건 드라이버 입장에서 좋은 기회다.
- 여러 서킷 체험이 어떤 도움을 줬나.
▶한군데서만 계속 달리면 드라이버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공식처럼 외우게 돼 다른 데 가면 헤맨다. 이렇게 여러 곳을 경험하면 어느 나라 서킷을 가더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 특히 젊은 드라이버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습도가 높아 습기와의 싸움이 문제다. 시야확보가 어렵다.
- CTCC에 참가한 중국 팀을 보니 어떤가.
▶부러운 게 2가지다. 먼저 8개 완성차브랜드가 팀을 꾸려 출전했는데 우리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들다. 강제건 아니건 간에 이런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게 부럽다. 그래서 수많은 관중이 경주를 보러온다는 점도 부럽다. 앞서나간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그들 이상으로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현대·기아차의 역할도 중요하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WRC 투자하듯 각오하고 뛰어들면 좋겠다.
◆류시원 팀106 감독
- 예선 때 비가 많이 와서 피해본 건 아닌가.
▶원래 아열대기후라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드라이로 준비했고 Q2까지 성적이 좋았다. 그런데 Q3부터 갑자기 비가 와서 아쉽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다. 연습 때 6위권이었는데 비가 쏟아져서 욕심을 버렸다. 괜히 사고라도 나면 경주를 포기해야 한다.
- 예전에 주하이 서킷을 경험했는데 이번에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5년 전 페라리챌린지 때 타본 적 있다. 하지만 코스가 익숙한 것 말곤 차가 달라서 새로 적응해야 한다.
- 주하이 서킷 코스는 어떤가.
▶드라이에선 재밌는 서킷이다. 슈퍼레이스와도 잘 맞는 거 같다. 코스가 복잡하지 않다. 노면은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 레이스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쿨조끼’를 입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결승 때 보통 80㎞쯤 달렸는데 올해부터 100㎞쯤으로 늘었다. 20㎞차이가 너무 크다. 쉽게 지친다. 게다가 주하이는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더운 곳이다. 내일 34도가 넘을 거란 예보가 있다. 너무 힘들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운전하기가 어렵다. 20년 동안 쿨조끼 입어본 적이 없는데 주하이와 상하이는 우리나라 더운 거랑 다르다. 그래서 준비했다. (*한여름 레이스카 내부의 체감온도는 섭씨 5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쿨조끼는 차가운 물을 순환시켜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준다.)
- 예선 때 타이어는 어떻게 관리했나.
▶기본적으로 한국타이어에서 잘 준비해줘 문제없었고 금호타이어에 비해서도 느리지 않다. 예선에서 아껴 써야 한다. 그래서 한 바퀴씩만 탔고 타이어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결승에서 추월하느라 무리하면 영향이 있겠지만 내구성 검증된 거라 문제없을 거라 본다.
- 중국차들 보니 어떤가.
▶돈을 엄청 많이 쓴 것 같다. 부럽다. 현대·기아·르노 등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다 팀을 꾸렸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열악하다. 중국 팀은 운영비가 4~5배 더 많다. 엄청난 차이다. 우리나라 글로벌브랜드가 자국 레이싱에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 레이스가 발전해야 자동차문화가 형성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CJ를 칭찬하고 싶다. 자동차 관련 회사들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하지 않았나. 모터스포츠에서 CJ의 역할은 정말 크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지난 4일과 5일 중국 최대 모터스포츠대회인 CTCC와 함께 주하이 서킷을 장식했다. 마카오·홍콩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에 이 지역은 레이스가 많이 개최되고 관심 또한 높은 곳이다. 그래선지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여명의 모터스포츠 팬들이 이곳을 찾아 레이스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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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슈퍼레이스 |
◆쑤허웨이츠, 주하이 서킷을 달구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등으로 경주를 벌이는 시합이지만 지금은 단순히 레이싱 트랙을 빠르게 빙빙 도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결정체로 꼽힌다. 완성차업계와 튜닝업계, 공학계, 타이어 등 부품업계, 소재업계는 물론 경주차와 여러 물품을 나르는 물류업계와 서킷을 짓고 주변시설을 만들 땐 건설업계까지 파급효과를 미친다.
국제경기가 열리면 항공기와 선박을 통한 관광수요가 생기고, TV와 신문 등 매스컴을 통한 기업 홍보효과까지 영향을 끼친다. 포뮬러원(F1)과 독일투어링카마스터즈(DTM), 월드랠리챔피언십(WRC)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터스포츠대회는 월드컵과 올림픽에 견줄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FIA로부터 ‘챔피언십’ 타이틀 사용을 승인받은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스포츠 대회다. 지난 2006년 CJ의 후원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모터스포츠 저변확대를 이끌었고, 아시아 최초로 스톡카(Stock Car)레이스를 개최하면서 독일과 일본 등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다.
2010년에 일본 오토폴리스 서킷에서 첫 해외 시범경기를 열었고, 2013년부터는 중국 상하이와 일본 스즈카 서킷에서 대회를 치르며 본격적인 해외레이스 출범을 알렸다. 이후 2014년부터 매년 3번의 해외 원정경기를 열어 중국과 일본에서 한국레이스와 기업들을 알리는 데 힘썼다. 2016시즌부터는 FIA의 인터내셔널시리즈 승인으로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거듭났다. 2라운드가 펼쳐진 중국 주하이 경기부터는 중화권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친숙함을 더하기 위해 '쑤허웨이츠'(速赫威驰)라는 중문명을 썼다. ‘슈퍼레이스’ 발음과 비슷하면서 ‘최고의 스피드와 패기 있는 질주’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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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슈퍼레이스 |
◆5000㎞ 여정의 시작… CJ대한통운, 특수운송 거뜬
서킷 뒤편엔 꽤 많은 수의 컨테이너가 줄지어 놓여있었다. 이번 경기에 출전한 팀들이 한국에서 실어온 물품들이다. F1 등의 국제대회에서 서킷 뒤편 야드에 쌓여있던 백여개의 컨테이너가 떠올랐다.
주하이에서 열리는 2라운드와 상하이에서 열리는 3라운드에 대비하기 위해 출전 팀들은 3주 전부터 컨테이너에 경주차와 물품들을 실었다. 40피트 컨테이너 16개와 20피트 컨테이너 2개 등 총 18개 컨테이너는 CJ대한통운 특수운송팀이 배송을 맡았다.
평택항에서 해상운송으로 2400㎞를 이동해 주하이에 도달했으며 2라운드를 마친 뒤 육로를 이용해 1600㎞를 달려 상하이로 향한다. 이후 다시 배로 900㎞를 이동해 돌아오는데 총 거리는 약 5000㎞에 달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예민한 경주차들을 문제없이 옮겨야 하는 점이 큰 도전 중 하나였다”면서 “수년째 CJ슈퍼레이스의 국제 특수운송을 맡으며 노하우가 많이 쌓인 게 큰 재산”이라고 전했다.
◆변수 많아 즐거웠던 슈퍼레이스…1만관중 앞에서 열전
배기량 6200cc의 8기통 심장을 가진 아시아 유일의 스톡카레이스. 슈퍼레이스의 최고종목이다. 올해부터는 SK루브리컨츠가 후원하며 ‘SK ZIC 6000’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넉아웃'(Knockout) 방식의 예선전을 통해 흥미를 더했다. 예전엔 1회 30분 주행으로 순서를 정했지만 새로운 방식에선 1차(Q1, 20분), 2차(Q2, 15분), 3차(Q3, 10분)로 진행해 매 단계마다 하위 5대를 떨어뜨린다. 총 3차예선을 치른 결과로 결승 출발 순서(그리드)를 정한다.
한 경기에서 쓸 수 있는 타이어 개수도 줄어 참가 팀들의 전략대결도 흥미를 더했다. 기존엔 라운드 당 총 14개(기존 라운드 4개 포함)의 타이어를 썼지만 바뀐 규정에선 연습은 8개까지 가능하고 예선과 결선에는 오직 4개만 쓸 수 있다.
바뀐 규정에 대해 대회 참가 팀 관계자들은 “예선은 늘어난 반면 사용할 수 있는 타이어가 줄어 상위권 팀들의 운영전략이 중요해졌다”면서 “상대적으로 타이어 소모가 적은 중하위권 팀들은 상위권으로 올라갈 기회가 많아져 중위권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주하이에서 만난 김준호 슈퍼레이스 대표에 따르면 슈퍼레이스는 다양한 전략으로 아시아 시리즈를 키울 예정이다. 그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주요 프로모터들과 협업해 스톡카를 알리고 지속적인 해외시리즈로 해외관중을 끌어들일 계획”이라며 “국가별 대항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숫자로 본 슈퍼레이스 2전
▲참가 팀 - 11개
▲경주차 - 20대
▲팀 크루 - 85명
▲총 해외출장인원 - 200여명(주최측, 미디어, 오피셜, 후원사 등등)
▲예선·결선에서 사용하는 총 타이어 - 80개(팀당 4개)
▲주요 스폰서 - 10개(CJ대한통운, 제일제당, CJ오쇼핑, CJ E&M, CGV, SK 루브리컨츠, 캐딜락,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한국 쉘 석유)
▲테크니컬 스폰서 - 5개(알콘, ASA, J5, MOMO, XCARGOT)
▲한국-주하이 경주차 이동거리 - 2400㎞
▲현지 이동 컨테이너 - 18개 (40피트 16개, 20피트 2개)
▲관람객 - 1만명
[인터뷰] 연예인 카레이서 맞수 김진표 vs 류시원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예선이 끝난 지난 4일 오후 3시, 김진표 엑스타레이싱팀 감독과 류시원 팀106 감독을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둘은 실력파 연예인 카레이서로 유명하다. 지금은 감독과 선수를 겸하며 많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슈퍼레이스의 간판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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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찬규 기자 |
◆김진표 엑스타레이싱팀 감독
- 3번째 예선(Q3) 때 비가 많이 왔는데 문제는 없었나.
▶비가 심하게 많이 와 안전상 위험이 컸고 Q3엔 나가지 않아서 드라이버들의 페이스를 지켜봤다. 사실 위험한 상황이었다. 예선이 아니라 결선이었으면 경기중단상황이었다. 타이어 팀이라 웨트나 드라이 모두 좋은 성적을 내서 만족스럽다.
- 주하이 서킷을 달려본 소감은.
▶생각보다 심플한 경주장이다. 비슷한 코너가 반복된다. 테크니컬 요소보다 시원함이 특징이다. 이런 곳은 가다서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스탑앤고 서킷’이라고 한다. 다운포스를 이용해 고속 턴을 하는 테크니컬한 요소가 적어서 드라이버에겐 조금씩 더 도전하게끔 만드는 서킷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날씨가 더운데 타이어 관리가 중요하지 않나. 서킷 특성은 어떤가.
▶보기엔 소모가 클 것 같았지만 생각보단 덜했다. 타이어 측면에서 재밌는 서킷이다. 전보다 타이어 관리가 중요해졌다. 하나가 펑크나거나 갈아 끼우다가 상처라도 나면 엄청난 페널티가 아닐 수 없다. 미케닉들이 타이어를 보물 다루듯이 할 수밖에 없다.
- 해외경기는 준비할 게 많은데 힘든 점은 없었나.
▶슈퍼레이스는 3년 전부터 해외경기를 하고 있어서 대부분 팀들이 많이 익숙해졌다. 처음엔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길들여졌다. 역사 깊은 주하이 서킷을 직접 체험한다는 건 드라이버 입장에서 좋은 기회다.
- 여러 서킷 체험이 어떤 도움을 줬나.
▶한군데서만 계속 달리면 드라이버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공식처럼 외우게 돼 다른 데 가면 헤맨다. 이렇게 여러 곳을 경험하면 어느 나라 서킷을 가더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 특히 젊은 드라이버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습도가 높아 습기와의 싸움이 문제다. 시야확보가 어렵다.
- CTCC에 참가한 중국 팀을 보니 어떤가.
▶부러운 게 2가지다. 먼저 8개 완성차브랜드가 팀을 꾸려 출전했는데 우리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들다. 강제건 아니건 간에 이런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게 부럽다. 그래서 수많은 관중이 경주를 보러온다는 점도 부럽다. 앞서나간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그들 이상으로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현대·기아차의 역할도 중요하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WRC 투자하듯 각오하고 뛰어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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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찬규 기자 |
◆류시원 팀106 감독
- 예선 때 비가 많이 와서 피해본 건 아닌가.
▶원래 아열대기후라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드라이로 준비했고 Q2까지 성적이 좋았다. 그런데 Q3부터 갑자기 비가 와서 아쉽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다. 연습 때 6위권이었는데 비가 쏟아져서 욕심을 버렸다. 괜히 사고라도 나면 경주를 포기해야 한다.
- 예전에 주하이 서킷을 경험했는데 이번에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5년 전 페라리챌린지 때 타본 적 있다. 하지만 코스가 익숙한 것 말곤 차가 달라서 새로 적응해야 한다.
- 주하이 서킷 코스는 어떤가.
▶드라이에선 재밌는 서킷이다. 슈퍼레이스와도 잘 맞는 거 같다. 코스가 복잡하지 않다. 노면은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 레이스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쿨조끼’를 입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결승 때 보통 80㎞쯤 달렸는데 올해부터 100㎞쯤으로 늘었다. 20㎞차이가 너무 크다. 쉽게 지친다. 게다가 주하이는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더운 곳이다. 내일 34도가 넘을 거란 예보가 있다. 너무 힘들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운전하기가 어렵다. 20년 동안 쿨조끼 입어본 적이 없는데 주하이와 상하이는 우리나라 더운 거랑 다르다. 그래서 준비했다. (*한여름 레이스카 내부의 체감온도는 섭씨 5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쿨조끼는 차가운 물을 순환시켜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준다.)
- 예선 때 타이어는 어떻게 관리했나.
▶기본적으로 한국타이어에서 잘 준비해줘 문제없었고 금호타이어에 비해서도 느리지 않다. 예선에서 아껴 써야 한다. 그래서 한 바퀴씩만 탔고 타이어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결승에서 추월하느라 무리하면 영향이 있겠지만 내구성 검증된 거라 문제없을 거라 본다.
- 중국차들 보니 어떤가.
▶돈을 엄청 많이 쓴 것 같다. 부럽다. 현대·기아·르노 등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다 팀을 꾸렸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열악하다. 중국 팀은 운영비가 4~5배 더 많다. 엄청난 차이다. 우리나라 글로벌브랜드가 자국 레이싱에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 레이스가 발전해야 자동차문화가 형성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CJ를 칭찬하고 싶다. 자동차 관련 회사들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하지 않았나. 모터스포츠에서 CJ의 역할은 정말 크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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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주하이)= 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