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속이 꽉 찬' 껍데기 만드는 주식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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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알맹이만 취한다. 껍데기는 벗겨버리면 그만이다. 껍데기가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은 금귤과 돼지고기뿐이다. 주식시장에는 그런 껍데기로 승승장구하는 종목이 있다. 스마트폰, 화장품, 소주 등의 업종에 바람이 불 때 이들 ‘껍데기주’도 같이 살랑거린다.
◆화장품 케이스 : 연우
연우는 화장품포장재 제조업체로 샴푸 등에 사용되는 펌프형용기와 폼클렌징 등에 쓰이는 튜브형용기를 생산한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첫발을 디딘 후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이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기관이 지난 6월13일 123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매수 기조를 이어나갔다. 외국인도 지난 5월부터 매수우위로 전환하며 양호한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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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우는 화장품용기시장 내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로 매출규모가 2위권보다 3배 이상 크다”며 “국내 최대 생산능력과 품질경쟁력, 연구개발(R&D) 역량으로 다양한 고객 기반과 실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연우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국내 펌프형용기시장에서 37%를, 튜브용기시장에서 12%의 점유율을 보유했다. 국내외 고객사 400여개를 확보하고 최대고객인 아모레퍼시픽이 27%를, LG생활건강이 9%의 매출을 담당한다.
이 같은 저력으로 연우는 올 1분기 설립 이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4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5%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59억원, 50억원으로 248.36%, 1082.26% 급증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이번 2분기 실적도 최대수준을 경신할 전망이다. 이달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우의 2분기 매출액이 61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도 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고객사들의 수요증가로 지난 3월의 최대매출액 수준이 4월, 5월에도 이어졌고 이에 회사 내부에서 추가근무가 계속 진행되면서 공장가동률이 100% 이상을 기록했다”며 “또 1·3분기에 집행되는 정기상여금이 2분기에는 집행되지 않기 때문에 0.5%포인트의 영업이익률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휴대전화 케이스 : 슈피겐코리아
슈피겐코리아는 모바일기기 액세서리를 전문으로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휴대전화 보호용 케이스와 필름 등을 주력 생산한다. 애플의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폰을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2014년 상장한 슈피겐코리아는 애플 스마트폰의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17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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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분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주가도 다시 오름세에 접어들었다. 슈피겐코리아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877억원, 영업이익은 5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7%, 20.4% 증가했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슈피겐코리아는 아이폰 판매가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했음에도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1분기 실적에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국내외 주요 스마트폰업체들이 하반기에 프리미엄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판매망 확대노력을 꾸준히 기울였기 때문에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슈피겐코리아의 실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938억원, 영업이익 5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8%, 21.7%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사 이래 달성했던 연간 최대실적 기록을 큰 폭으로 경신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케이스보다 액세서리의 매출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차량용 모바일 관련 제품군 판매증가도 호재다. 슈피겐코리아에 따르면 수출 중인 차량용 휴대전화 거치대·충전기·케이블 등의 제품군이 지난해 4분기 아마존에서 323%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박성순 바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워치, 차량용 충전기제품, 신규아이템 출시 및 제조자개발생산(ODM)을 통한 제품 확대전략은 효과적일 것”이라며 “스마트폰시장 둔화보다 액세서리시장 성장 및 시장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소주병 : 동원시스템즈
동원시스템즈는 유리병, 캔 등의 포장재사업을 영위하는 동원그룹 계열사다. 지난해에는 롯데주류의 과일맛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소주병을 납품하는 동원시스템즈도 주목받았다. 이에 동원시스템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200억원으로 전년대비 6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84억원으로 전년 267억원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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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은 그룹 내 주요계열사인 동원산업을 불과 1000억원 차이로 따라잡았고 영업이익은 계열사 1위 동원F&B를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동원시스템즈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1억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03억1200만원으로 10.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6.1% 증가한 200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베트남 포장재기업 인수가 끝나 추가 M&A(인수합병)를 위한 기간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근 주가조정이 나타났다”며 “하지만 적자를 기록한 자회사 동원티앤아이를 130억원에 매각한 것과 유상감자로 유입된 5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쓰기 때문에 M&A를 지속할 여력이 더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 애널리스트는 동원시스템즈의 매출 중 해외수출 비중이 늘고 다른 음식료기업들이 현재 고평가된 가격에 거래되는 것을 고려할 때 주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제시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2만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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