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게 되면 모든 것들이 조심스럽다. 태아에게 혹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봐 평소 잘 먹던 음식도 조심하게 되고, 아파도 함부로 약을 복용하기 어렵다. 특히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로 다양한 신체 변화가 생기는데 눈도 그 중 하나다. 갑작스레 눈물의 분비량이 줄어들거나 좋았던 시력이 나빠지고, 각막의 굴절력이 변화하는 등 안구의 상태가 바뀔 수 있는 것. 이러한 증상은 대개 산후조리 시에 완화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임신 중 어떻게 눈을 관리했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임산부가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눈 건강 상식 3선을 정리했다.

◆ 임산부 흔히 겪는 ‘안구건조증’, 콘택트렌즈 사용은 피해야

임산부에게는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눈물분비량이 줄고,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기 쉽다. 안구건조증은 건성안 혹은 눈마름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며, 촉촉한 눈 상태를 유지해 주는 눈물층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면 사물이 흐려 보이거나 뻑뻑한 느낌으로 눈을 제대로 뜨고 있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안약을 쓰자니 태아에게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사용을 꺼리게 된다.


그러나 의외로 콘택트렌즈는 착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임산부가 많은데, 콘택트렌즈를 끼게 되면 건조해진 눈에 상처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게 돼 지양해야 한다. 특히 임신 중에는 각막이 부어 오른 상태인 경우가 많으므로 손상에 더욱 취약해진다. 또한 렌즈 착용으로 인한 각막 손상은 각막염 등의 염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임신 기간 중 콘택트렌즈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변화가 불규칙하고 안약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만일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출산 후 2~3개월 후에 계획하는 것이 좋다.

◆ 면역력 저하로 심해지는 ‘임산부 눈떨림’, 견과류 등으로 영양소 섭취해줘야

눈꺼풀 혹은 눈 밑 떨림증은 임산부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증상이다. 일반인에게도 마그네슘이 부족할 때 흔히 나타나지만, 임산부의 경우에는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스트레스와 피로가 가중돼 더 쉽게 나타난다. 특별히 위험한 증상은 아니지만, 몸에 영양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충분한 마그네슘과 비타민B 섭취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영양소 부족은 곧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견과류 등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눈떨림을 예방해야 한다. 이외에도 눈의 피로를 유발하는 스마트폰이나 TV 시청은 잠시 쉬어주고, 수시로 눈 주위 근육에 지압이나 마사지를 해주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실명 위협 ‘당뇨망막병증’, 꾸준한 혈당 관리 필요해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를 앓고 있는 임산부가 특히 주의해야 할 안질환이다. 임신 중에는 당뇨병을 유발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때 당뇨망막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3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의 일종으로, 눈 속 혈관에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해지면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어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당으로 인해 미세 혈관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주기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한 혈당 조절은 필수적이다.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발병 사실을 모르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임신 전 당뇨를 앓고 있었다면 반드시 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출산 후에도 1년 정도 경과를 관찰해 병증이 악화되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건강] 임신 중 콘택트렌즈 착용, 괜찮을까?
안과전문의 류익희 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꾸준히 치료하면 평생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안질환지만, 자칫 악화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며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임신기에는 안과를 자주 방문하고, 식습관 개선을 통해 혈당 조절에도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