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벽산건설 '고분양가'의 교훈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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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아파트 고분양가 논란이 거세다. 시공사 대부분이 단골 문구로 '합리적인 분양가'라고 아파트 분양광고를 내지만 수요자들은 대체 어디가 합리적이라는 건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고분양가 부담은 돌고 돌아 결국 시공사가 떠안게 되지만 최근 시공사들의 행보를 보면 브랜드 ‘프리미엄’만 강조할 뿐 미래에 떠안을지도 모를?부담은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한 포스코건설의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 '엘시티 더샵'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2730만원에 달했고 펜트하우스의 경우 무려 7000만원이 넘었다.
지난 두달여간 재건축아파트 분양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강남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단지인 현대건설의 '디에치아너힐즈' 역시 당초 3.3㎡당 평균분양가가 4457만원이었다. 이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두차례나 분양보증을 받는 데 실패한 끝에 4137만원의 분양가로 보증을 받았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신반포5차 재건축단지인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뷰' 역시 3.3㎡당 5000만원대에 이르는 고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고분양가는 교통·교육·편의시설 등 뛰어난 입지조건을 비롯해 시공사가 내세우는 다양한 특화설계에 매겨진 값이다. 가격 자체가 시공사와 입주민의 자존심을 표출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사회적인 문제로 번진 점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고분양가 책정으로 자칫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빚어지면 시공사가 떠안을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과거 벽산건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블루밍’이라는 아파트브랜드를 앞세워 한때 시공능력평가 15위까지 올랐던 중견건설사 벽산건설은 2007년 말 GS건설과 고양시 식사지구에 분양한 도시브랜드 ‘위시티’가 대규모 미분양 폭탄을 맞으며 휘청거렸다.
이듬해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가 더해지자 벽산건설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미분양
참패의 원인 역시 고분양가가 지목됐다. 멀쩡한 건설사를 파산하게 만들 정도로 고분양가의 파장은 컸다.
대규모 미분양을 털기 위해 할인 분양에 나선다 해도 기존에 입주한 주민들의 반발을 사 차액을 보상해주는 경우가 다반사로 발생한다. 분양가 논란의 부담은 결국 시공사의 몫으로 돌아온다. 저금리 기조와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거비 부담에 실수요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고분양가의 무게는 수요자도 견디기 힘들고 시공사 역시 버티기 힘들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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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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