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은] 동탄2신도시, '서울 출퇴근' 할만 할까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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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한시간을 달려 도착한 동탄2신도시. 이곳은 경기도 화성시 청계동 일대를 아우르는 약 2400만㎡ 부지에 인구 2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신도시다. 2008년 개발을 시작해 현재 도시 곳곳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반도건설, 호반건설, 부영 등 유명 건설사의 간판이 공사장 바깥벽을 빼곡하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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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신도시 건설공사현장. /사진=머니투데이DB |
한산한 시내 도로를 10분가량 더 달리면 모델하우스촌이 나타난다. 모델하우스 안은 최근 동탄의 인기를 보여주듯 중년부부나 아기를 안은 젊은 부부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분양을 준비 중인 GS건설 ‘동탄레이크자이 더테라스’의 이근영 분양소장은 “수요자 대부분이 수원과 인근 산업단지의 직장인이고 약 20%가 서울에서 이주하려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동탄2신도시의 매력은 도시 한가운데 푸른 녹지를 낀 동탄호수공원과 서울에 비해 낮은 집값, 서울로의 접근성 등이다. 하지만 수억원을 투자해 내집 마련을 하는 만큼 미리 알아둬야 할 사항도 많다.
◆신도시 집값 수억원 거품 우려
“아파트 구경해도 돼요?” 모델하우스촌 앞 주차장은 집을 구경하러 온 이들로 붐볐다. 대부분의 모델하우스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지만 지나가다 잠깐 들른 손님에게도 1대1 상담을 권했다.
2018년 6월 입주 예정인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동탄2신도시를 약간 벗어난 용인시 처인구에 있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동탄과 차로 10분 거리에 불과한데 3.3㎡당 분양가가 400만원에서 많게는 900만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동탄 내 아파트값이 최근 단기간에 많이 올랐음을 보여준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800만원대. 인근에서 분양 중인 ‘사랑으로 부영’은 3.3㎡당 1200만원이다. 99㎡ 기준 1억2000만원의 차이가 난다.
오는 12월 서울 강남과 동탄을 잇는 SRT 고속철도가 개통한다는 소식에 동탄의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최고 1700만원까지 올랐다. 동탄을 경계로 아파트값이 99㎡ 기준 2억7000만원 차이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서울로의 접근성은 차이가 없는데 동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파트값이 수억원 올라 사실상 거품이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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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분양 중인 동탄레이크자이 더테라스 내부. /사진제공=GS건설 |
◆뉴스테이, 임대료 등 메리트 적어
동탄의 가장 핫이슈는 뉴스테이다. 뉴스테이는 공공임대주택의 부족한 공급량을 대신해 건설사가 임대하는 아파트로 정부사업의 성격을 띤다.
GS건설의 뉴스테이 ‘동탄레이크자이 더테라스’는 모델하우스 오픈을 하루 앞둔 날임에도 구경하려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기존 고층아파트의 형식을 탈피한 연립주택으로 3~4층 높이 건물 안에 모든 세대가 넓은 테라스를 갖고 있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젊은 부부가 자녀를 위해 층간소음 없는 단독주택을 찾거나 은퇴부부가 정원을 가꿀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현상을 반영해 설계했다.
그러나 뉴스테이는 공공임대에 비해 임대료가 높다. 레이크자이 더테라스의 보증금과 월세는 평균 2억9900만원, 48만원.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을 때 월세부담률을 나타내는 ‘전월세 전환율’은 4.5%로 서울의 6%대에 비하면 낮은 편이나 전세금 환산 시 4억~4억2000만원이다. 서울 전셋값보다 낮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일반아파트에 비해 테라스하우스 시세가 20~30% 높은 편이고 중산층을 타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테이의 또 다른 쟁점은 임대 후 분양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GS건설은 매해 보증금 인상률을 5%로 제한했지만 8년 임대 후 분양 전환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분양이 된다고 가정해도 기존 세입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뉴스테이가 정부사업인 만큼 앞으로 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 확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공사 관계자는 “최근 주거문화가 소유에서 거주로 변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차후 분양받을 수 없고 집값이 얼마나 뛸지 모르는 점은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할 때 뉴스테이 세입자는 4억원 정도의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중산층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서울을 포기하는 대신 비슷한 가격 대비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한다는 장점 외엔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는 것. 무엇보다 집값이 오를 경우 매매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게 약점이다. 실제 앞서 분양한 동탄 뉴스테이들은 미분양 사태를 겪었다.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의 ‘행복마을 푸르지오’, 올해 5월 롯데건설의 ‘신동탄 롯데캐슬’이다.
◆‘동탄~서울’ 접근성 따져보니…
신도시의 경쟁력은 교통환경이다. 실제 많은 신도시들이 서울지하철 연장과 SRT·GTX 등 고속철도 신설로 ‘광역 수도권시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신도시로 이주한 사람들 중 ‘교통지옥’을 경험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SRT가 개통되면 동탄역에서 서울 강남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문제는 모델하우스촌 인근의 아파트단지에서 동탄역까지의 거리가 5㎞나 된다는 점. 차로는 약 10분, 도보는 20~30분이 소요된다. SRT 하차 후 다시 서울지하철로 환승할 경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승용차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약 40㎞ 거리로 교통량이 적을 때도 약 1시간이 걸린다.
동탄 모델하우스촌의 분양 관계자는 “동탄역 개통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준 건 사실이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출근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마지노선은 동탄까지로 본다. 동탄역 바로 아래인 평택역도 SRT 수혜지역이지만 강남까지 70㎞ 거리라 서울 수요가 더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 강북으로 이동할 땐 M4130 급행버스를 타면 동탄에서 서울역까지 약 1시간40분이 소요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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