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산업의 선봉장으로 2년째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오스템임플란트 주가가 추락했다. 드넓은 중국시장에서 영업허가가 지연돼 발목이 잡혀서다. 중국 자회사는 적자를 기록했고 오스템임플란트의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장의 예상에 절반도 못 미친 실적은 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시장의 우려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STOCK] 대륙에 ’하얀니’ 심고 웃을까

◆‘성수기’ 2분기 실적 부진… 주가 폭락

올 들어 박스권 장세를 유지하던 오스템임플란트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지난 5일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특별한 뉴스가 없음에도 기관과 외국인은 매도물량 폭탄을 투척했다. 하락한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오스템임플란트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16일 주가는 16.47%나 폭락했다. 이날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8억원, 29억원어치를 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이날 종가는 5만6300원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이날 이후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스템임플란트 주가 하락의 주범은 부진한 2분기 실적이다. 지난 12일 장 마감 후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 전분기 대비 52% 급감했다고 공시했다. 애초 100억원 이상으로 예상했던 증권사 전망치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성수기인 2분기의 실적 부진은 시장에 더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별도 기준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별도 기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3억원, 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4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2.4%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 늘어났다. 수익성이 높은 내수와 수출 규모가 각각 전년 동기보다 20%, 44%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연결로 잡히는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악화돼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전체 해외 자회사의 2분기 합산 매출액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증가율 29.4%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광동법인을 포함한 중국 자회사는 8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36.6% 역성장했다. 당기순손실 33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김현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오스템임플란트 중국법인의 실적 부진은 베이징법인의 영업허가 갱신 지연에 따른 영업활동 정지 때문”이라며 “현재 중국에서는 광저우법인만 영업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정부는 중국 내에서 영업하는 해외 의료기기제조기업에 5년의 갱신기간이 있는 ‘의료기계경영허가증’을 발급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4월 베이징법인의 허가만료 이후 뚜렷한 이유 없이 영업허가 갱신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보복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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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법인 영업재개가 ‘열쇠’

일단 전문가들은 오스템임플란트의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부터 보건복지부의 의료보장성 강화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내 임플란트보험 적용대상이 만 70세 이상에서 만 65세 이상으로 내려갔다. 이에 만 65세 이상 환자도 기존 치료비의 절반 가격에 임플란트를 이용할 수 있다. 임플란트 수요계층 확대는 오스템임플란트 두자릿수 매출 증가가 계속되도록 할 전망이다.


허혜민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7월 70세 이상 임플란트보험 적용을 시행한 이후 지속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외형성장세가 높았다”며 “보험적용을 기다렸던 대기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허 애널리스트는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점유율 1위(33%)로 지배력이 높아 보험적용 확대로 인한 실적수혜가 타사보다 클 것”이라면서 “올해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하반기의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남은 것은 중국 베이징법인의 영업재개 여부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영업허가 지연으로 올해 중국법인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100억원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20개 연결 해외법인의 올해 매출액은 1131억원으로 전년대비 26%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이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 흐름을 결정짓는 요인인 셈이다. 다만 영업 허가문제는 중국정부의 결정에 좌우되는 외부적 리스크인 탓에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민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의 영업재개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이미 8월이 지나가 3분기에도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할 전망”이라며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가 재평가되려면 중국시장 1위 업체로서의 프리미엄을 받을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현태 애널리스트는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중국 베이징법인의 영업허가 갱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갱신이 지연될 경우 대안도 검토 중”이라며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자회사의 매출액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보고서를 낸 6개 증권사 중 4곳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4사의 목표주가 평균은 7만9500원이다. 지난 17일 종가 5만6500원 대비 40.71%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