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세상] 전자파의 오해와 진실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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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980~90년대 커피숍엔 테이블마다 유선전화가 놓인 곳이 많았다. 길거리 공중전화 부스에선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무선의 자유를 한껏 누리며 생활하고 있다. <머니S>는 무선기술로 달라진 현대인의 삶을 살펴보고,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봤다.
‘전자파’의 뜻은 매우 포괄적이다. 전기와 자기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파형이어서 전기자기파(電氣磁氣波)라고 하며 이를 줄여서 전자파라고 부른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것 외에도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 등도 포함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양한 종류의 전자파로 가득 차 있다.
우리나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크게 열작용과 자극작용이 있다. 열작용은 주파수가 높고 세기가 강한 전자파에 노출되면 체온이 오르는 것이다. 자극작용은 전기처럼 주파수가 낮고 강한 전자파에 노출됐을 때 인체의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쓰는 가전제품이나 휴대폰의 전자파 세기는 미약한 편이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전자기파가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오해가 많다”며 “이미 와이파이(Wi-Fi), DMB, GPS, 전자태그, 교통카드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이용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만 영·유아가 많은 어린이집이나 요양원, 병원 등 전자파 취약계층에 대한 기준은 세계적으로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휴대전화 전자파흡수율 낮추기 ‘총력’
휴대전화의 경우 전문가 대부분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연구원은 “휴대전화는 얼굴에 대고 이용하는 제품의 특성상 세계적으로 전자파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며 “제품개발 시 국제기준보다도 낮은 전자파흡수율을 유지하도록 설계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전파연구원 측은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휴대전화의 전자파 측정방식을 세분화한다. 예전과 달리 한 단말기가 여러 주파수를 이용하는 데다 무선랜과 블루투스 등 여러 무선기술이 추가돼 흡수율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예전 2G시절엔 단말기들이 800MHz나 1.8GHz 등 특정대역만 사용할 수 있어 한 주파수만 측정하면 됐다”며 “그러나 LTE시대로 접어들며 800MHz, 1.8GHz, 2.1GHz, 2.4GHz 등 4개 주파수를 한 단말기에서 쓰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전자파흡수율(SAR)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인체에 흡수되는 단위 질량당 전자파의 양을 에너지로 표시한 수치다. 단위는 W/kg이며 수치가 낮을수록 흡수량이 적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1.6W/kg을 허용기준으로 삼는다.
이 관계자는 “최대출력을 기준으로 흡수량을 평가하기 때문에 실제 전화통화 시에는 1.6W/kg 이하의 흡수율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파연구원은 더욱 정밀한 측정을 위해 국제기구인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 새로운 방식을 표준으로 제안했다. 기존에 평가하던 안테나가 최신 스마트폰의 정확한 값을 측정하기 어려워서다. 만약 표준화 논의가 이뤄지면 3~4년 후쯤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쓸 땐 몸에서 멀리… 사용시간 줄여라
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가 날마다 이용하는 무선인터넷인 ‘와이파이’에 대해 따로 실험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안테나를 들고 다니는 게 아닌 데다 전파가 약해서다. 대부분 최소 권장 사용거리인 30cm 이상에서 쓰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아직까지 와이파이는 2.4GHz 주파수가 대세지만 요샌 5GHz대로 옮겨가는 추세다. 2.4GHz 주파수 대역은 무선랜 외에도 여러 무선기기가 함께 나눠 써 간섭현상이 생길 우려가 있다. 대역폭이 넓어지면서 속도가 빨라진 건 덤이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주파수는 가시광선의 스펙트럼과 같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며 “가시광선 파장의 높낮이에 따라 도달하는 거리가 달라 빨주노초파남보 등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고 주파수도 마찬가지 원리”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전자파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LG전자 연구원은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일수록 전자파가 많이 나온다”며 “될 수 있으면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전화통화는 되도록 이어폰을 이용하고 전자파흡수율 등을 따져본 후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전했다.
전자파 영향 줄이는 꿀팁
▲생활가전
1. 생활가전제품 사용 시엔 30cm이상 거리 유지
- 거리를 유지하면 밀착해 사용할 때보다 1/10 정도로 감소
2. 전기장판은 담요를 깔고, 온도는 낮게, 온도조절기는 멀리
- 3~5cm두께면 전자파 50% 감소, 온도 낮아도 50% 감소
3. 전자레인지 동작 중엔 가까운 거리에서 들여다보지 말 것
- 사람의 눈은 민감하고 약한 부위임
4. 헤어드라이기 사용 시엔 커버 분리하지 말 것
- 커버가 없으면 사용부위와 거리가 가까워져서 전자파 2배 노출
5. 가전제품은 필요한 만큼 쓰고, 사용 후엔 전원 플러그 뽑기
- 대기전력으로 인한 불필요한 전자파 줄일 수 있음
6. 시판용 전자파 필터, 숯, 선인장은 전자파 줄이거나 차단효과 없어
- 전파연구원 테스트결과 전자파 줄지 않았음
▲휴대폰
1. 통화할 땐 얼굴에서 조금 뗀 상태로
- 전자파는 발생기기가 가까울수록 몸에 흡수되는 양이 늘어남
2. 통화시간 길어지면 좌우 번갈아가며 사용
- 번갈아가며 써야 흡수량 줄어
3. 통화는 짧게, 되도록 이어폰마이크와 문자메세지 이용
- 얼굴에서 멀리 떨어져야 전자파 영향 줄어
4. 안테나 수신표시 약하면 전자파 강해져
- 기지국과 거리가 멀 수록 더 많은 전파를 내보냄
5. 잘 땐 휴대폰 머리에서 멀리
- 휴식을 취할 땐 전자파 멀리해야 안전
6. 전자파 차단 스티커 등은 효과 없어
- 효과 인증받은 제품 없음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자파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선이나 자외선이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것 외에도 레이더나 송신탑, 기지국 등에서 나오는 강한 고주파가 발암인자로 구분되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전자파 노출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크게 열작용과 자극작용이 있다. 열작용은 주파수가 높고 세기가 강한 전자파에 노출되면 체온이 오르는 것이다. 자극작용은 전기처럼 주파수가 낮고 강한 전자파에 노출됐을 때 인체의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쓰는 가전제품이나 휴대폰의 전자파 세기는 미약한 편이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전자기파가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오해가 많다”며 “이미 와이파이(Wi-Fi), DMB, GPS, 전자태그, 교통카드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이용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만 영·유아가 많은 어린이집이나 요양원, 병원 등 전자파 취약계층에 대한 기준은 세계적으로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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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기지국. /사진=뉴스1 DB |
◆휴대전화 전자파흡수율 낮추기 ‘총력’
휴대전화의 경우 전문가 대부분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연구원은 “휴대전화는 얼굴에 대고 이용하는 제품의 특성상 세계적으로 전자파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며 “제품개발 시 국제기준보다도 낮은 전자파흡수율을 유지하도록 설계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전파연구원 측은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휴대전화의 전자파 측정방식을 세분화한다. 예전과 달리 한 단말기가 여러 주파수를 이용하는 데다 무선랜과 블루투스 등 여러 무선기술이 추가돼 흡수율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예전 2G시절엔 단말기들이 800MHz나 1.8GHz 등 특정대역만 사용할 수 있어 한 주파수만 측정하면 됐다”며 “그러나 LTE시대로 접어들며 800MHz, 1.8GHz, 2.1GHz, 2.4GHz 등 4개 주파수를 한 단말기에서 쓰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전자파흡수율(SAR)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인체에 흡수되는 단위 질량당 전자파의 양을 에너지로 표시한 수치다. 단위는 W/kg이며 수치가 낮을수록 흡수량이 적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1.6W/kg을 허용기준으로 삼는다.
이 관계자는 “최대출력을 기준으로 흡수량을 평가하기 때문에 실제 전화통화 시에는 1.6W/kg 이하의 흡수율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파연구원은 더욱 정밀한 측정을 위해 국제기구인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 새로운 방식을 표준으로 제안했다. 기존에 평가하던 안테나가 최신 스마트폰의 정확한 값을 측정하기 어려워서다. 만약 표준화 논의가 이뤄지면 3~4년 후쯤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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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쓸 땐 몸에서 멀리… 사용시간 줄여라
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가 날마다 이용하는 무선인터넷인 ‘와이파이’에 대해 따로 실험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안테나를 들고 다니는 게 아닌 데다 전파가 약해서다. 대부분 최소 권장 사용거리인 30cm 이상에서 쓰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아직까지 와이파이는 2.4GHz 주파수가 대세지만 요샌 5GHz대로 옮겨가는 추세다. 2.4GHz 주파수 대역은 무선랜 외에도 여러 무선기기가 함께 나눠 써 간섭현상이 생길 우려가 있다. 대역폭이 넓어지면서 속도가 빨라진 건 덤이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주파수는 가시광선의 스펙트럼과 같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며 “가시광선 파장의 높낮이에 따라 도달하는 거리가 달라 빨주노초파남보 등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고 주파수도 마찬가지 원리”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전자파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LG전자 연구원은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일수록 전자파가 많이 나온다”며 “될 수 있으면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전화통화는 되도록 이어폰을 이용하고 전자파흡수율 등을 따져본 후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전했다.
전자파 영향 줄이는 꿀팁
▲생활가전
1. 생활가전제품 사용 시엔 30cm이상 거리 유지
- 거리를 유지하면 밀착해 사용할 때보다 1/10 정도로 감소
2. 전기장판은 담요를 깔고, 온도는 낮게, 온도조절기는 멀리
- 3~5cm두께면 전자파 50% 감소, 온도 낮아도 50% 감소
3. 전자레인지 동작 중엔 가까운 거리에서 들여다보지 말 것
- 사람의 눈은 민감하고 약한 부위임
4. 헤어드라이기 사용 시엔 커버 분리하지 말 것
- 커버가 없으면 사용부위와 거리가 가까워져서 전자파 2배 노출
5. 가전제품은 필요한 만큼 쓰고, 사용 후엔 전원 플러그 뽑기
- 대기전력으로 인한 불필요한 전자파 줄일 수 있음
6. 시판용 전자파 필터, 숯, 선인장은 전자파 줄이거나 차단효과 없어
- 전파연구원 테스트결과 전자파 줄지 않았음
▲휴대폰
1. 통화할 땐 얼굴에서 조금 뗀 상태로
- 전자파는 발생기기가 가까울수록 몸에 흡수되는 양이 늘어남
2. 통화시간 길어지면 좌우 번갈아가며 사용
- 번갈아가며 써야 흡수량 줄어
3. 통화는 짧게, 되도록 이어폰마이크와 문자메세지 이용
- 얼굴에서 멀리 떨어져야 전자파 영향 줄어
4. 안테나 수신표시 약하면 전자파 강해져
- 기지국과 거리가 멀 수록 더 많은 전파를 내보냄
5. 잘 땐 휴대폰 머리에서 멀리
- 휴식을 취할 땐 전자파 멀리해야 안전
6. 전자파 차단 스티커 등은 효과 없어
- 효과 인증받은 제품 없음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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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