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하 교수(오른쪽)가 어제(3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 특별조사위원회 언론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선하 교수(오른쪽)가 어제(3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 특별조사위원회 언론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선하 교수 등 백남기씨 사망과 관련한 서울대 측 설명에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백선하 교수는 어제(3일) 백남기씨 사망 진단서와 관련해 병사가 맞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린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관련 특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 등은 ‘백씨의 병사 기재는 주치의 재량으로 외부에서 강요할 수 없으며 부검 필요성은 의학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백씨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서울대병원 발표 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 농민 부검이 불필요한 이유가 확인되는 동영상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백씨의 사망 원인이 병사가 아니라 외인사임을 다시 한번 주장하며 부검에도 반대했다.

백씨 장녀 도라지씨는 "주치의 백선하 교수(신경외과)가 당시 '아버지 뇌가 많이 부어 뇌하수체를 누르고 있고, 뇌하수체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1%도 안 된다. 생존을 위해 모든 대사 활동을 약물에 의존해야 하는데 지금은 신장이 건강해 독한 약물을 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약 가짓수가 늘어나고 독해지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이 예상한 대로 증상이 진행됐는데 이제 와서 '병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려고 특위까지 구성했나 싶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사고 직후 백선하 교수와 다른 신경외과 교수 등 의료진이 백씨 상태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백씨는 지난해 12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300일 넘게 사경을 헤매다 지난 25일 사망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측이 사망원인을 병사로 기재하고 검찰이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영장을 청구하자 유족 등은 물대포에 맞은 것이 직접원인이 된 외인사가 맞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사망진단서에 급성신부전증을 '중간선행사인'으로, 선행사인은 급성 경막하출혈, 직접사인은 심폐기능정지로 기록했다. 그러나 백씨 유족들은 백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의한 외상성뇌출혈로 사망한 게 분명하다며 경찰의 부검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