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박사의 탈모 의학⑤] 피지와 지루성피부염 탈모 7가지 이야기
1. 피지
피지는 반유동성 기름물질로 피부 표면에 지방 막을 형성하고 촉촉하게 한다, 비타민D를 생성하기도 한다. 피부 건조 방지와 윤활 작용으로 모발을 보호하며 피지샘에서 분비된다. 두피와 얼굴에 많은 데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몸 전체에 존재한다. 주요성분은 콜레스테롤, 지방산 및 에스테르화합물, 왁스 에스터, 스쿠알렌 등이다. 피지는 남성 호르몬과 비타민 A(레티노이드)의 영향을 받는다.

2. 피지와 탈모
피지가 탈모 원인은 아니다. 그러나 두피에 피지가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모발탈락이 발생할 수도 있다.


먼저, 피지가 많을 경우다. 지속적으로 피지가 다량 분비되면 말라세지아(Malassezia)나 피티로스포룸 오발레(Pityrosporum ovale) 같은 곰팡이 균이 활성화 된다. 피지가 자극성의 포화 지방산을 생산,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홍반과 인설을 동반한 염증은 모공을 막아 두피가 숨을 쉴 수 없게 한다. 피지 과다 분비가 원인인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면 염증 반응으로 인해 탈모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피지선을 자극 하는 환경이나 식음료는 육류, 스트레스, 과로, 음주, 카페인 음료 등이다.

다음, 피지가 적은 경우다. 피지 분비가 너무 적으면 피부나 모발의 수분이 쉽게 증발된다. 황폐해져 광택이 사라진 피부는 건성이 된다. 이 때문에 탈모가 일어나기도 한다. 과다 피지나 소량 피지나 가족력이 더해지면 조기 탈모 가능성이 높다.


3. 지루성 두피염과 탈모
지루성 두피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홍반과 인설(각질)이 특징이다. 비듬은 두피의 과다한 인설(각질)이 특징이지만 염증은 없다. 이를 지루성피부염에 포함하기도 한다.

두피의 지루성피부염 원인은 주로 피지의 과다분비와 효모균의 합작품으로 거론되고 있다. 피지샘에서 분비되는 피지가 효모균의 성장을 위한 먹이로 사용되고, 효모균이 피지를 대사시킨다. 그러면 자극성의 포화 지방산을 생산, 염증반응을 일으켜 홍반과 인설을 동반한다. 지루성피부염에 의한 탈모는 염증을 치료하면 모발회복도 빨리 나타나고 결과도 좋다. 따라서 지루성피부염 치료에 주안점을 두고 탈모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4, 두피 지루성피부염 예방
두피 지루성피부염의 완벽한 예방은 불가능하다. 다만 적절한 대응으로 재발 빈도와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그 방법 중 최고는 모발 청결이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완전히 말려주고 기름기가 많은 헤어용품은 쓰지 않는 게 좋다. 무스, 스프레이, 젤 등 두피에 자극을 주는 제품도 가급적 피한다. 음주와 커피, 콜라 등 카페인이 많은 음료도 피지선을 자극시켜 악화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며 지나친 음주와 과로를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도 염증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훈련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유지 성분이 많은 화장품이나 비누 사용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육류는 피지를 분비시키므로 지방질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5. 두피 지루성피부염과 샴푸
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비듬이나 가려움증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를 빨리 하는 것이 좋다. 피지가 많으면 머리를 감을 때 비누 보다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만 사용하는 '노푸'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로만 씻는 노푸는 피지나 곰팡이의 일종인 말라세지아의 먹이인 피지가 제거되지 않아 오히려 지루성 피부염을 악화시킨다.

6. 지루성피부염 치료제
두피성 피부염 치료는 항진균제와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로 한다. 항진균제인 진크피리치온은 두피 각질 세포의 과도한 증식을 막는다. 이로써 비듬을 억제하고 피티로스포룸오발레균을 감소시키고 항균작용을 한다.
또 하나의 항진균제인 시클로피록스는 말라세지아균에 효과적이다. 항염, 항균 작용이 있어 손발톱의 무좀 치료에도 쓴다. 두 약물은 대개 샴푸 형태로 2~3일에 1회 사용한다.
스테로이드는 프로피온산클로베타솔액이 있다.활성이 강한 코르티코이드 계열 약물로 지루성두피염이 심할 때 사용한다. 하루에 1~2회 바르고, 2주 이상의 연속적인 치료 또는 1주에 50ml 이상을 사용하지 않는다.

7. 비듬과 탈모
비듬은 피지의 과다 분비, 호르몬 분비의 이상, 두피의 피티로스포룸 오발레(Pityrosporum ovale)라는 곰팡이균 번식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게다가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듬은 모근 주위에서 분비된 지방과 먼지 등이 엉긴 낡은 두피가 쌀겨모양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생긴 작은 조각이다. 비듬은 두피의 문제이지 모발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머리를 삭발해도 비듬은 생긴다.

비듬은 탈모를 유발할 수도 있다. 지루성 피부염이 동반되는 경우 비듬과 염증은 모낭의 손상을 부를 수 있다. 비듬은 탈모가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한 셈이다. 따라서 대머리가 비듬이 안 생긴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대머리 남성이 오히려 비듬도 많이 생긴다.

대머리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리덕타아제와 결합되어 DHT 호르몬으로 전환되면서 모낭세포를 파괴하여 진행된다. 또한 윤기 나는 모발은 모근 주위에서 적절하게 분비되는 피지 덕택이기도 하지만 과다 분비된 피지 역시 비듬을 유발한다. 피지 분비는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보통 여성보다 남성들의 두피에 많다. 결국 대머리인 남성들이 오히려 비듬도 많을 가능성이 더 많다.

<제공=의학박사 홍성재, 정리=강인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