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생리대, 도대체 왜 비싼 건가요
김정훈 기자
8,164
공유하기
'깔창생리대'로 불거진 고가 논란이 생리대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지난 5월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에 휴지를 사용한다는 저소득층 여학생의 사연이 알려지며 생리대 고가 논란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정부는 고가 논란을 의식해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 29만명에게 생리대 무상지원을 결정했고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유한킴벌리도 생리대 150만패드를 기증했다. 하지만 생리대를 둘러싼 고가 논란은 당분간 뜨거운 감자로 남을 분위기다. 생리대, 정말 논란이 될 만큼 비싼 것일까.
◆ 생리대, 40년간 1만여개 사용… “1회용품 치곤 비싸다” 지적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여성들은 보통 한달에 15~20개 정도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가격으로 계산하면 1~3만원 정도다. 매일 사용하는 생필품이라 적은 금액은 아니다.
사실 생리대 고가 논란은 지난 몇년간 꾸준히 제기됐다. 생리대업체들은 그동안 프리미엄 소재와 신기술 적용에 따른 원가 인상을 명분으로 매년 7~8%씩 가격을 올려왔다.
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단협)에 따르면 지난 4월 생리대 소비자 물가지수는 2010년 4월보다 25.6% 올랐다. 생리대와 같은 재료(펄프)를 사용하는 기저귀(8.7%)와 화장지(5.9%)의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보다 각각 2.9배, 4.3배 더 뛴 것.
반면 생리대 제조에 사용되는 펄프와 부직포의 수입물가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소단협에 따르면, 2010년 4월~2016년 4월 펄프는 29.6%, 부직포는 7.6% 떨어졌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는데 생리대 가격은 오히려 오른 셈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생리대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면서 유기농 생리대나 생약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제품들이 출시되며 가격이 빠르게 올랐다. '한방생리대'는 일반생리대(6000~9000원)보다 비싼 1만원대 가격으로 판매된다.
생리대 고가 논란의 핵심은 생리대가 선택할 수 있는 소비품목이 아닌 가임기여성이라면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생필품이라는 점이다. 여성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생리를 하는 기간은 대략 40년으로 반평생을 쓰는 생리대의 양만 1인당 약 1만2000여개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휴지처럼 매일매일 사용하고 버려지는 1회용품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항변한다.
여대생 김모양(21)은 "뽑아쓰는 휴지처럼 1회용품인데 너무 비싼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생활에 직접적인 불편함을 주다 보니 안 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푸념했다.
여고생 김모양(17)은 "부모님이 생리대는 용돈과 별개로 구매해주신다"면서도 "일부 친구들은 용돈으로 생리대를 구입하는 데 부담을 느껴 몇명이 공동으로 구매해 나눠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가 논란을 의식해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 29만명에게 생리대 무상지원을 결정했고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유한킴벌리도 생리대 150만패드를 기증했다. 하지만 생리대를 둘러싼 고가 논란은 당분간 뜨거운 감자로 남을 분위기다. 생리대, 정말 논란이 될 만큼 비싼 것일까.
◆ 생리대, 40년간 1만여개 사용… “1회용품 치곤 비싸다” 지적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여성들은 보통 한달에 15~20개 정도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가격으로 계산하면 1~3만원 정도다. 매일 사용하는 생필품이라 적은 금액은 아니다.
사실 생리대 고가 논란은 지난 몇년간 꾸준히 제기됐다. 생리대업체들은 그동안 프리미엄 소재와 신기술 적용에 따른 원가 인상을 명분으로 매년 7~8%씩 가격을 올려왔다.
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단협)에 따르면 지난 4월 생리대 소비자 물가지수는 2010년 4월보다 25.6% 올랐다. 생리대와 같은 재료(펄프)를 사용하는 기저귀(8.7%)와 화장지(5.9%)의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보다 각각 2.9배, 4.3배 더 뛴 것.
![]() |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에서 생리대 가격인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생리대 가격인하와 면세 등을 주장하며 벽에 물감으로 색칠한 생리대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
반면 생리대 제조에 사용되는 펄프와 부직포의 수입물가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소단협에 따르면, 2010년 4월~2016년 4월 펄프는 29.6%, 부직포는 7.6% 떨어졌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는데 생리대 가격은 오히려 오른 셈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생리대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면서 유기농 생리대나 생약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제품들이 출시되며 가격이 빠르게 올랐다. '한방생리대'는 일반생리대(6000~9000원)보다 비싼 1만원대 가격으로 판매된다.
생리대 고가 논란의 핵심은 생리대가 선택할 수 있는 소비품목이 아닌 가임기여성이라면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생필품이라는 점이다. 여성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생리를 하는 기간은 대략 40년으로 반평생을 쓰는 생리대의 양만 1인당 약 1만2000여개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휴지처럼 매일매일 사용하고 버려지는 1회용품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항변한다.
여대생 김모양(21)은 "뽑아쓰는 휴지처럼 1회용품인데 너무 비싼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생활에 직접적인 불편함을 주다 보니 안 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푸념했다.
여고생 김모양(17)은 "부모님이 생리대는 용돈과 별개로 구매해주신다"면서도 "일부 친구들은 용돈으로 생리대를 구입하는 데 부담을 느껴 몇명이 공동으로 구매해 나눠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
/사진 뉴스1DB |
◆ 업체 “시장 ‘프리미엄’화 감안해야”
지난 11일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이 증인신분으로 참석한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도 생리대 가격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유한킴벌리가 최근 진행하려다 철회한 가격인상 문제를 거론했다. 심 의원이 대리점으로부터 입수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3년 주기로 생리대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다. 2010년, 2013년, 2016년 각각 5%, 20%, 7%의 평균인상률을 기록했다. 특히 2013년 ‘화이트 슬림 소형 30’ 제품은 패드당 단가가 3420원에서 6030원으로 최대 59%나 뛰었다.
심 의원은 “유한킴벌리가 독과점업체다 보니 원가상승 요인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가격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생리대 시장점유율은 유한킴벌리가 57% 점유율로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선보이고 있으며 LG유니참 21%, 깨끗한나라 9%, 한국P&G 8% 순으로 이어진다.
생리대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한킴벌리 측은 생리대 가격책정에 있어서 독과점 부분만 강조돼 아쉽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생리대 가격은 제품에 투입되는 R&D비용, 생산효율, 내부원가절감 등 모든 면을 고려해 책정된다”면서 “우리가 시장지배적인 입장에서 가격을 부풀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90년대 중반, 유한킴벌리의 시장점유율은 20%대였다.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부단히 노력한 결과 지금의 점유율을 만든 것”이라면서 “단순히 독과점 부분만 부각돼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생리대 업체들은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강조했다. 민감한 부위에 사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 스스로 고품질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고가 원자재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생리대회사 A 관계자는 “생필품이니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오히려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라 더 좋은 품질을 갖춘 제품을 사용하려는 고객 수요층도 많다”면서 “중저가 수입산은 중국산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오히려 매출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리대회사 B 관계자는 "생리대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인건비와 안전관리 비용도 무시 못한다"고 말했다.
소단협 관계자는 “업체들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시장가가 갖춰지도록 감시해야 할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더 큰 문제”라면서 “판매처별로 들쑥날쑥한 생리대 가격의 일정한 기준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