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시무룩' 증권업, 언제쯤 웃을까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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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DB |
◆부진한 증권주… 금융지주 계열로 ‘압축’
지난 13일 기준 증권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 하락한 1630.09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지수는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상장 증권사의 평균 주가를 나타내는 지수다.
증권업지수는 연초부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735.83에 시작한 올 초부터 지난 7월 말 최고점을 찍은 1803.76까지 100포인트도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에는 연초보다 6.1%가량 떨어졌다.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글로벌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 오는 12월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통상 증권업지수는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달 중순쯤부터 발표될 올 3분기 증권업의 실적전망도 암울하다. 증권업종을 커버하는 증권사 모두 3분기 증권업종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가 커버하는 NH, 삼성, 키움, 한국금융 등 4개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보다 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키움증권은 NH, 대우, 미래에셋, 메리츠, 삼성, 한국금융 등 6개 증권사의 연간 순이익이 1조34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 실적부진은 시장금리가 반등하면서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거래를 위해 채권을 보유하는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떨어져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또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하락하는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은 8조1000억원으로 지난 분기 8조6000억원보다 6.1% 줄었다. 주식거래 수수료 수입이 증권사의 주 먹거리인 만큼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ELS 운용손실도 증권사 실적의 발목을 잡는다. 김태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ELS 판매수수료 수익은 당국의 규제와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원화의 상대적 강세, 금리 변동성 확대로 헤지 운용 환경도 녹록지 않아 운용부분 수익감소 역시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애널리스트는 “ELS 발행규모 확대가 2014~2015년 상반기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ELS 관련 손익 측면에서 큰 폭의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증권업이 특별한 상승 동력없이 침체된 모습을 보이면서 증권주들도 당분간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원재웅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증권사의 인수합병(M&A) 및 제도 완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존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신설에 따른 자금 유입 효과도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 애널리스트는 “증시 불확실성 및 모멘텀 부재로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아 일평균거래대금이 8조원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고 코스피 향방에 따라서 증권주는 박스권 횡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증권업에 투자할 곳은 있다는 의견이다. 키움증권은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을 연말 배당주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애널리스트는 “복합점포 활성화와 금융지주의 충분한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융지주 계열증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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