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의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3분기 누적순이익이 전년 대비 284억원 감소하는 등 최근 건설업계에 몰아친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국내사업 확대와 장기 미착공 해외프로젝트 재개로 성장기 진입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건설 사옥 /사진=뉴시스 DB
현대건설 사옥 /사진=뉴시스 DB

◆내년 국내 실적상승 이슈 가시화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 11월23일 종가 기준으로 4만44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4만3000원보다 3.26% 뛰었다. 지난해 같은 날 3만2800원 대비 무려 35.37%나 올랐다. 특히 지난 11월16일에는 주가가 장중 4만53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건설업계의 경기침체로 건설사 대부분이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이지만 내년이 기대되는 현대건설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이 현대건설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년에 국내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이슈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삼성동 현대차사옥 공사 ▲자체주택 공급 확대 ▲민자 SOC(사회간접자본) 진출 등으로 건축·주택·토목부문에서 매출·이익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은 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 상승과 해외플랜트 매출총이익률 수준 유지로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이 새 프리미엄브랜드 ‘디에이치(THE H) 아너힐즈’를 선보이며 국내주택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도 주가상승요인으로 꼽힌다. 고급 아파트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앞으로 국내주택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입지가 한결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점차 줄어드는 미청구공사 규모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점차 감소하는 부분은 가장 긍정적인 평가로 여겨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말 미청구공사 잔액이 5조1011억원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말 4조2658억원으로 8353억원 감소했다. 또 올해 추가로 6569억원을 줄여 지난 9월 말 잔액이 3조6089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 잔액의 절반 이상이 플랜트·전력부문에서 발생했고 총액으로 보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빠른 속도로 줄인 점이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의 대외변수로 해외현장에서 대규모 미청구공사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부실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해외수주 회복 여부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장기 미착공상태였던 총 50억달러(약 5조9005억원) 규모의 3개 해외프로젝트가 연내 착공될 예정이어서 우려는 일정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65억달러 규모 해외프로젝트 착공

미착공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취소로 인식된 현대건설의 3개 해외프로젝트의 연내 착공재개는 주가상승요인으로 부각된다. 3개 해외프로젝트는 러시아 비료플랜트(15억달러),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5억달러), 베네수엘라 전력선통신(PLC) 메인(30억달러) 등이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GTL 프로젝트는 저유가로 기대 난망이던 원유·가스 프로젝트 재개를 알리는 시그널로 인식된다. 예컨대 오일메이저들은 지난 3년간 기술혁신을 통해 프로젝트의 경제적 유가수준을 배럴당 60달러에서 40달러로 낮췄다. 이와 함께 3년간 중단된 해양프로젝트가 재개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의 이번 GTL 프로젝트 재개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건설의 장기 미착공 해외프로젝트는 총 5개였다. 이 중 베네수엘라의 세번째 공사인 산타이네스(Santa-Ines) 정유공장은 현실적으로 착공이 쉽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연내 착공되는 총 50억달러(약 5조9005억원) 규모의 3개 미착공 해외프로젝트에 이미 착공이 시작된 베네수엘라의 두번째 공사 PLC 유틸리티(15억달러)를 포함하면 총 4개 65억달러(약 7조6707억원)의 해외프로젝트가 순조로운 착공을 알려 성장성 회복이 기대된다.


[머니S톡] 현대건설, 경기침체 딛고 '맏형값'

◆증권사, 목표주가 4만8000~6만원 ‘상향’

현대건설이 내년에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만8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이은 미착공 프로젝트의 착공은 늘 따라다녔던 ‘죽은 수주잔고’의 할인과 저성장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근거”라며 “G2뿐만 아니라 신흥국들도 저성장 탈피를 위해 재정확대와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체력이 강화된 현대건설이 이에 대한 수혜를 먼저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의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4만7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올렸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은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며 “일부 미착공 해외프로젝트의 착공 가시화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내년부터 해외수주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업종 내 차선호주로 추천한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현대건설을 업종 내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건설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와 목표주가 4만8000원을 유지했다. 또 한화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원을 제시했다.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기업공개)가 예상된다”며 “이는 합병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해 현대건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