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대통령)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반 총장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쿠바 국민과 카스트로 전 의장의 가족에 조의를 표하며 “국장을 맞아 유엔이 쿠바 국민을 도와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카스트로 집권 시절 쿠바의 교육과 지식, 보건 분야가 크게 발전했다”며 “(쿠바가) 개혁과 번영의 길을 계속해서 달려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 총장은 또 지난 2014년 1월 아바나에서 카스트로를 만난 사실을 떠올리며 “전 세계의 개발과 지속 가능한 발전, 기후변화 문제 등을 망라한 생생한 대화를 나눴다”고 추모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사진=뉴스1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사진=뉴스1

한편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10시29분 향년 90세로 타계했다.

그는 1959년부터 1976년까지 쿠바의 총리를 지냈고 1965년 쿠바 공산당 제1서기에 올랐으며 1976년부터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맡았다.

재임 기간 그는 토지개혁을 실시하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자본을 몰수하는 등 사회개혁을 단행했다. 그해 제1차 아바나선언을 발표하여 라틴아메리카 해방을 제창했고 1961년 1월 미국과 국교를 단절했다.


그는 또 쿠바의 최고 지도자로 재임하는 동안 10명의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미주 대륙의 유일한 공산주의 국가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 동안 그는 남미의 인민들을 탄압하는 친미 군사독재정부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가나 민족주의자를 지원해 남미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숙청하며 장기 집권해 독재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미국과 쿠바는 2014년 12월 53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살던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가 반세기에 걸친 냉전과 대립을 끝내고 미국과 화해의 새 시대를 연 가운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