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KEB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사진=각사
(왼쪽부터)KEB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사진=각사

올 겨울 은행권에 구조조정 한파가 찾아왔다. 핀테크 기술 확산으로 창구를 찾는 고객이 줄어든 상황에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선제적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특히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임금피크 대상 직원을 포함해 근속연수가 낮은 직원들도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은행권에서 고비용·저효율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인력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독려하고 있어 올 연말부터 내년초까지 구조조정 한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대상과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신청기간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근속 10년 이상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경우 최대 27개월, 일반직원은 최대 36개월치 평균 통상임금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내년 초 희망퇴직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새로운 과점주주 위주로 민영화 체제가 자리잡아 내년에는 희망퇴직 수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도 내년 상반기에는 희망퇴직을 신청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후 690명이 퇴사해 올해는 희망퇴직 계획이 없으나 중복합 통폐합으로 유휴인력이 생겨 내년엔 희망퇴직을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희망퇴직을 한창 진행 중인 곳도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7일까지 리테일금융총괄부와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 소속 직원 가운데 근속연수가 만 10년 이상이며 만 49세 이상 팀장급, 만 50세 이상 부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0여명 수준으로 알려진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400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들은 별다른 사유가 없으면 최종 대상자로 확정, 이달말로 퇴직한다.

한편 지난 희망퇴직 등으로 은행을 떠난 사람은 4000여명으로 집계된다. 2012∼2013년에는 600∼800명 수준이었으나 2014년부터 규모가 커졌고 올해도 수천명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올 연말 국정공백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미리 인력을 줄이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으로 희망퇴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퇴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