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포스코건설, 현금마련 위해 '지분 강탈' 논란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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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을 겪는 포스코건설이 10년 동안 공동사업을 진행해온 시행사의 지분을 강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시행사 테라피앤디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테라피앤디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비밀리에 주주총회를 여는 방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부영주택에 송도사옥을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3000억원으로 테라피앤디 측은 약 56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거래까지 감행한 것은 포스코건설의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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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송도사옥./사진=머니투데이 |
◆심야 주주총회 열어 경영권 인수
포스코건설은 2008년 송도사옥 건설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PSIB를 세우고 시행사 테라피앤디와 각각 49%, 51%의 지분을 소유했다.
포스코건설은 사옥 준공 후 4만9587㎡ 이상의 면적을 6년 동안 임차하기로 했으나 2010년 입주 이후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미납했다. 이로 인해 소송이 벌어졌고 포스코건설은 원금만 16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테라피앤디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옥 사업권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려고 과도한 공사비를 책정하고 임대료를 미납하거나 일방적인 약정변경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30일 대주단에 대출 원리금 전액을 변제, 다음날인 7월1일 자정 무렵 1인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등기이사를 해임 후 자사 직원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런 방식으로 약 3500억원 넘는 지분과 함께 경영권을 인수했고 지난 9월9일 부영주택과 사옥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영업활동 위축되고 자금난 현실화
포스코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사업 부진으로 수주실적이 급감한 상태다. 당장 유동성 위기를 막으려면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스코건설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27억원에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는 4배가량 증가했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미청구공사 금액은 1분기 1조1000억원이다. 또한 유동성차입금은 8090억원으로 지난 한해 영업이익 2477억원의 3배를 넘는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1년 사이 적자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 마이너스(-) 4050억원에 이른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1310억원 적자에서 430억원 적자로 줄었다. 보유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6월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S&P는 포스코건설의 해외 플랜트사업이 부진해 앞으로 1년 동안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 대해 "채무 인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정에서 제공한 부분이라 매각가격과는 상관없이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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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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