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9시경 마포구 서교동 홍익어린이공원에서 포켓몬 고를 즐기는 시민들. /사진=정의식 기자
26일 저녁 9시경 마포구 서교동 홍익어린이공원에서 포켓몬 고를 즐기는 시민들. /사진=정의식 기자
홍익대, 건국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이 때아닌 명소로 떠올랐다. 포켓몬 고의 포켓스탑과 체육관이 많아서 게임하기 좋은 장소가 된 때문이다.

지난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 AR(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로 인해 각 지역 부동산 가치가 재평가될 분위기다. 포켓몬 고 게임의 아이템 보급기지인 ‘포켓스탑’과 결투장인 ‘체육관’이 도심과 대학가에 집중 분포된 반면, 주택가나 교외 등은 거의 없어서다.


26일 밤 홍익대 인근의 명소 ‘홍익어린이공원’은 늦은 밤에도 포켓몬 고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연인 혹은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연신 스마트폰을 문질러대며 환호성을 지르거나 미소를 지었다.

자그마한 이 놀이터에 사람들이 모인 것은 포켓스탑이 무려 3개나 한자리에서 잡히기 때문. 몬스터볼, 수퍼볼 등 각종 아이템을 제공하는 포켓스탑은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는 데 필수적이다.


포켓스탑은 대부분 지역의 명소나 조각 같은 랜드마크에 설치된다. 5분마다 아이템을 받을 수 있고, 주변에 포켓몬들이 자주 등장하다보니 보통은 포켓스탑이 모여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게임을 하게 된다.

놀이터 주변의 카페에서도 손님들은 대부분 포켓몬 고를 즐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매장 관계자는 “당장은 손님이 늘어 좋습니다만 지나치게 오래 앉아계신 손님들도 있어 조금 걱정이 됩니다”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홍익대 주변은 놀이터 외에도 거의 20미터 간격으로 포켓스탑이 밀집돼 있고, 대학 안에는 체육관도 있어 ‘포세권’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이렇듯 대학가는 대표적인 포세권이다. 연세대, 고려대 등은 상대방 학교의 체육관을 점령하는 소위 ‘고연전(연고전)’을 재연 중이며, 건국대, 서울대 등 캠퍼스가 넓은 대학도 포켓스탑이 많다.


광화문, 신촌, 강남, 상암동 등 도심과 부도심도 서울의 대표적인 포세권이다. 반면, 홍대와 조금 떨어진 성산동만 가도 포켓스탑 밀도는 급격히 떨어지며 시외로 나가면 아예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홍익어린이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집 근처에는 포켓스탑이 하나도 없어 그나마 가장 가까운 이곳에 나왔다”며 “포켓스탑이 좀더 여러 곳에 배치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