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오늘(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증인 신문을 마치고 법원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오늘(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증인 신문을 마치고 법원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최순실씨가 미르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이성한 전 총장은 오늘(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9차 공판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날 심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항상 최종 결정은 최순실씨를 통해서 한 걸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최순실씨는 차은택씨가 미르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주장하는데, 미르재단은 차씨가 실제 운영한 것이냐"고 묻자 이 전 총장은 "아니다. 최씨가 운영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차은택씨는 미르와 관련해 자신과 '회장님'(최순실씨)한테 연락할 때는 차명폰을 쓸 것을 요청했다. 차씨의 요구로 차명폰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이 재차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성현씨와 이한선 전 상임이사가 법정에 출석해 차씨는 설립 과정에서 임원 등을 추천한 사실이 있고, 설립·사업 등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최씨가 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총장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성한 전 총장은 재단의 연구용역비 지급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자신의) 결재 없이 플레이그라운드(최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회사)에 대한 연구용역비가 지급됐다"며 최씨가 미르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보는 이유를 밝혔다.

이날 이 전 사무총장의 진술은 차은택씨와 고영태씨 주도로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이 이뤄졌다는 최씨 주장과 배치된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가 '차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라'고 회유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그는 "당시 최씨가 미르재단과 관련해 차씨에게 전부 책임을 떠넘기면서 회유한 사실이 있지 않느냐"는 검찰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검찰은 당시 최씨와 이 전 사무총장이 나눈 대화녹음 파일도 법정에서 공개했다.

해당 파일은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돼 압수됐다. 녹음파일에서 최씨는 "나는 신의를 저버리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나는 이렇게 당하면서도… 차 감독이 물러나서 아닌 척하고 자기는 선량한 사람이 되면서 결국 이 총장님 이용해서 자꾸 유도해서 만드는 거야. 결국 이 총장이 얘기한 게 다 돌고 있는 거잖아"라고 말한다.


이어 "그때 총장님하고 잘 결론내고 물러나서 내가 잘 봐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사건이 점점 커지니까 기가 막혀서… 사실 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에 이 전 사무총장은 "차(차은택)하고 나하고? 물러나라고 해서 물러난 거고 본인들 싸움에 내가 등 터진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 전 사무총장은 녹음파일에 대해 "녹음을 해놔야 주변 사람들이 저 사실을 알 수 있고, (나한테) 책임을 뒤집어 씌우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