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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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다시 ELS(주가연계증권)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홍콩중국기업지수(HSCEI)에 기초자산이 쏠려있던 ELS가 2015년 중국증시 폭락으로 대규모 미상환 사태를 겪은 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ELS시장 훈풍에 맞춰 증권사들이 신상품을 줄줄이 내놓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행을 따라 투자했다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1월 ELS 발행액 증가… 투자는 ‘신중’해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액은 4조6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218억원보다 1조7167억원(58.8%) 증가했다. 이달에도 지난 8일까지 총 534개 종목, 2조3000억원 규모가 발행됐다. 퇴직연금 영향의 일시적 증가로 해석되는 지난해 12월을 제외하면 2015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LS의 발행규모가 증가한 원인은 조기상환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조기상환 규모는 약 4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ELS는 증권사 레버리지비율 등 신규발행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물량이 얼마나 상환됐는지가 발행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ELS 조기상환은 최근 글로벌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증가했다. 대부분의 ELS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유로스톡스(EuroStoxx)50, HSCEI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들 지수가 기초자산의 상환조건을 넘어선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자 증권사들은 ELS 신상품 출시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일 안정성이 높아진 듀얼 엑시트형 ELS를 출시했다. 기존의 스텝다운형(조기상환 기준이 낮아지는 형태) ELS에 일정기간 동안 최초 기준가격의 70%까지 하락한 적 없으면 조기 상환되는 조건을 추가한 상품이다.

예컨대 기존 스텝다운형 ELS는 2차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90% 미만이면 조기상환 되지 않지만 이번 상품은 1차 평가일 이후부터 2차평가일까지 6개월동안 최초 기준가격 대비 3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2차 조기상환에 성공한다.


같은 기간 유안타증권도 조기상환 조건을 추가한 얼리엔드(Early End) ELS를 공모했다. 역시 기존 스텝다운형 ELS를 기반으로 1년 동안 35%를 초과해 하락하지 않으면 1년째 되는 시점에 연 6%의 수익률로 상환되는 옵션이 추가된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6일 연 4%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ELS를 발행했다. 이 상품에는 리자드옵션이 부여돼 기초자산이 1년간 65%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연 수익률의 두배인 8%를 돌려준다.


삼성증권은 보유기간동안 녹인배리어(손실구간)를 터치한 적이 있어도 만기 때 50% 이상으로 회복하면 원금을 지급하는 ELS를 내놨다. 기존 스텝다운 ELS보다 원금을 보장받을 확률이 높은 상품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안정성을 강화했다고 하더라도 ELS에 내재된 리스크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투자 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ELS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3~4%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주를 이루자 투자자에게 매력을 잃어가는 추세였다.

이에 증권사들은 기초자산 개수를 늘리는 등 고위험 상품을 만들어 수익률을 7~8%대로 높였다. 과거 HSCEI가 기초자산으로 대세일 때 수익률만 따라가다보면 손실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