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교장, 종업식서 탄핵 비판… 학생들 반박 "선생님 말씀 모순"
장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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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교장. /자료사진=유튜브 캡처 |
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교장이 종업식에서 학생들에게 대통령 탄핵이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고 법적 절차를 어겼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늘(12일) 일간지 한겨레는 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곽일천 교장이 이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서울디지텍고등학교 곽일천 교장은 지난 7일 학교 종업식에서 ‘탄핵정국에 대한 곽일천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회’를 열어 강당에 모인 전체 학생들에게 1시간여 동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한겨레는 학교 홈페이지에 등록된 당시 영상을 확인해 곽 교장의 발언을 상세히 정리했다. 곽 교장은 학생들에게 “탄핵 사건을 처리하는 우리 사회는 정의로움이 사라졌거나 부족하다. 지극히 법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곽 교장은 “태블릿피시가 최순실의 것이냐 아니냐 밝혀지지도 않았다. 언론의 주장에 피해를 보고 있는 피고 쪽에서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 균형있게 따져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곽 교장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을 비판하는 발언도 한다. 그는 “10월 언론보도가 나며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12월에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엄중한 일을 국회가 처리했다. 아직 재판을 해서 죄가 되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그대로 탄핵을 밀어붙였다”고 말한다.
이어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운영 시스템인데 적법한 절차나 객관적 근거없이 했다?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라고 지적한다.
곽 교장은 이밖에 대통령 탄핵 사유로 거론되고 있는 뇌물죄 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에 대해서도 허위주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논변을 펼친다.
토론회에서는 학생들이 곽 교장 주장에 반박하는 내용도 나온다. 한 학생은 “교장선생님 말씀이 모순됐다. 저희 보고 ‘정의롭게 살아라’, ‘진실된 걸 알아라’라고 하시는데 저희는 탄핵되는 게 정의롭고 진실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한 학생은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근거를 묻기도 한다.
현재 이 토론회 전체 영상은 유튜브에도 공개된 상태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토론회를 빙자한 일방적인 이념 주입"이라며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고 있다. 또 "교장보다 청소년이 낫다"며 반박하는 학생들을 칭찬하는 댓글도 보인다.
서울 디지텍고등학교는 특성화고등학교로, 게임영상과, 유비쿼터스과, 공간정보학과 등을 개설하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학교 설립자의 아들인 곽 교장은 2010년부터 재직 중이다. 곽 교장은 지난 2014년에도 극우성향의 집필자들이 만든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려다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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