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브랜드의 운동화를 만들어 판다는 개인 창업자. 사업성에 대한 물음표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는다. 즐비한 대기업 브랜드들과의 경쟁은 차치하고라도 크고 작은 부품과 사이즈 등에 맞춘 대량 생산이 만만치 않을 듯도. 마니아 고객을 공략하는 수제 구두와는 전혀 다른 종목인 셈이다.

이 어려운 일을 성공시킨 주인공은 ‘터치그라운드'의 최영 대표(36). 
▲ 최영 대표 (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아이템의 모든 것
▲ 최영 대표 (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아이템의 모든 것

국내 운동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나 익숙한 인물인 그는 글로벌 굴지의 스포츠 브랜드 N사의 MD로 잘 나갔었다. 이른바 ‘메가 히트작’을 잇달아 국내에 들여왔고, 개인적으로는 2,000족 이상의 운동화를 가진 수집가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4년의 창업은 고교시절부터 그려 온 ‘큰 그림’의 일부였다. 본인 브랜드를 만들어 글로벌에서 승부키 위해 대기업 경험을 쌓았고, 각종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은 십수년간 연마를 거듭한 결과물이다. 창업 이듬해인 2015년 7억원, 2016년에는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12억원.

“여러 측면에서 단점도 많은 사업입니다. 운동화를 하나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하고, 각 공정의 업무량도 상상 이상이죠. 다행히 뛰어난 창업 멤버들을 만나 제가 꿈꿔왔던 브랜드를 열 수 있었습니다.”

핵심 전략은 ▶20~30대 여성 대상 디자인 집중 생산 ▶전문가들의 발 빠른 디자인 및 기획 마케팅 ▶SNS를 통한 고객과 실시간 소통 등 3단계로 요약된다. 특히 생산은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간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최 대표는 과거 일본 기업들하고만 일해 온 핸드메이드 생산라인과 협업, 터치그라운드의 전 제품을 그곳에서만 생산한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알 만한 곳’이라고 통하는 A급 생산라인이라는 설명. 

디자인은 최 대표처럼 글로벌 기업 출신들이 맡았고, 30년 경력의 신발 패턴사도 힘을 보탰다. 이들이 돌리는 톱니바퀴는 지금까지 60여종의 히트작을 탄생시켰다.

디자인의 뿌리는 ‘아메리칸 빈티지 라이프 스타일’이다. 7~8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패션인데, 스니커즈 부분만 가져와 최 대표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을 겨냥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창업 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준비해왔습니다. 국내에서 착실히 내실을 다지고 나가자는 뜻이었죠. 이미 그 계획이 본격화 단계에 돌입했고,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는 일본이 1차 진입지역입니다.”
국산 ‘운동화’ 신인의 글로벌 출사표 ‘터치그라운드’

실제로 지난해 12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쇼핑몰은 벌써부터 유의미한 매출을 거두고 있다. 최 대표의 예상대로 일본 고객들의 반응이 유독 뜨겁다는 소식. 해외 바이어들의 유입 경로 역할까지 글로벌 쇼핑몰에 주어졌다.

최 대표는 장기적인 향후 계획을 묻자 ‘운동화에 대한 절실함’이라고 답했다. 운동화 하나하나에 의미와 품질을 담겠다는 초심이 가장 큰 자산이라는 뜻이다. 패션 문화계의 많은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제가 브랜드 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경영상 의사결정은 업무의 일부로만 둘 것입니다. 운동화의 스페셜 리스트로서 쌓아온 역량을 보다 큰 무대에 펼쳐 보이겠습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글로벌 브랜드 자리에 분명 올라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