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을 암살하는데 직접 가담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왼쪽 두번째)이 1일 방탄조끼를 입은 채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세팡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DB
김정남을 암살하는데 직접 가담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왼쪽 두번째)이 1일 방탄조끼를 입은 채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세팡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DB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지목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타 아이샤를 각각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실행범'으로 지목된 여성 용의자 흐엉과 아이샤는 28일 오전 티셔츠 차림으로 경찰 호송차량을 타고 수도 쿠알라룸푸르 외곽의 법원에 나란히 출두했다.


이들은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신경작용제 VX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몰래카메라' 형식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김정남의 얼굴에 '베이비오일'와 같은 물질을 발랐던 것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아이샤와 흐엉은 이날 법정에서 "내가 (김정남을 암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재판은 김정남의 얼굴에 바른 물질이 VX와 같은 독성물질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은 흐엉과 아이샤가 범행 직후 화장실에서 손을 씻었다는 이유에서 이들이 독성물질을 다룬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흐엉과 아이샤가 맨손으로 독성물질을 만졌음에도 중독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독제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정에서 유죄가 입증될 경우 두 사람은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