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본사. /사진=뉴스1
롯데 본사. /사진=뉴스1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현실화됐다. 중국 당국은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것도 모자라 중국 내 반한감정까지 고취시키고 있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의 노골적 보복의 첫 제물이 됐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주의 주가가 큰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 롯데 비난 여론… 주가도 뚝↓

지난달 27일 롯데는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 배치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날 국방부와 교환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30일 경북 성주군 롯데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최종 확정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한국과 미국이 앞으로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강력 경고에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 의지는 확고하며 강력한 조치로 안보이익을 수호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당국의 직접적인 보복조치의 첫 타깃은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됐다. 실제 중국 롯데그룹 홈페이지는 지난달 28일 이후 외부 해킹공격으로 접속이 불가능해졌다. 또 같은 날 중국 2위 온라인쇼핑몰 징둥닷컴에서 롯데마트 사이트가 폐쇄됐고 지난 1일에는 중국 최대 뷰티쇼핑몰 쥐메이의 판촉행사에서 롯데 제품이 모두 제외됐다.


중국 내 매체들도 연일 롯데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롯데는 중국 내 150개의 슈퍼마켓을 거느렸고 이를 통해 3조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며 “롯데가 중국에서 많은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음에도 수많은 중국인을 분노케 했다”고 질타했다.

현실화된 중국의 보복조치에 롯데관련주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전 거래일보다 1만7000원(7.36%) 급락한 2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푸드(-4.55%), 롯데칠성(-3.98%), 롯데제과(-2.81%) 등도 모두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중국 수출이 아직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여론이 더욱 악화되는 점은 대중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도 일본과 조어도(센카쿠열도) 문제를 둘러싸고 중-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자동차 등의 불매운동이 확산됐던 것처럼 반한 여론이 악화되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중국 내에서는 일본산 토요타 자동차 운전자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토요타의 중국 매출이 반토막나기도 했다.


◆롯데 계열사 상장도 ‘빨간불’

이 같은 사드배치 관련 이슈는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미국은 오는 5~7월에 사드를 실전 배치할 계획인데 이를 확정할 시기가 이때라는 것.

변경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등가대응의 원칙으로 보복조치 강도를 높였는데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한차례 더 강도 높은 보복조치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주가는 국내 사드시스템 배치 완료시기를 전후해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롯데관련주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하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쇼핑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기업분할과 계열사 상장 이슈다. 여기서 상장할 것으로 유력 예상되는 롯데리아와 코리아세븐이 현재 밸류에이션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장돼야 롯데쇼핑의 주가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롯데리아와 세븐일레븐의 적정 시가총액 추산에서 중국 사업부문은 이미 크게 할인 적용되고 있지만 지속적 이익 저하와 불확실성 확대는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주가 상승의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