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보내주는 것도 중요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반려동물의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의학의 발전과 사료·간식·용품의 발달, 동물보호복지 수준 향상에 보호자의 정성까지 합쳐져 반려동물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 15살 넘은 개와 고양이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20살이 넘은 경우도 종종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주인의 마음은 무너진다.


슬픈 와중에도 장례는 치러야 한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집 앞마당이나 뒷동산에 묻어주는 게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사실 반려동물 사체를 땅에 묻는 건 불법이다. 너무나 안타깝지만 반려동물 사체는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생활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가족처럼 키운 반려동물을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처리해야 한다니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동물병원을 통해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반려동물 문화가 발달하면서 가장 관심받는 방법은 ‘화장’이다. 동물장묘업으로 등록된 동물전문 화장업체를 통해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르는 방법이 합법적이면서도 가장 인도적이다. 현재 국내에는 10여개 동물장묘업체가 있다.

수년 전 여러 마리의 반려견 사체를 한번에 소각한 후 그 유골분을 주인들에게 n분의1씩 나눠준 ‘합동장례’ 사건이 큰 논란이 됐다. 자신의 반려견이 아닌 다른 반려견의 유골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안 주인들이 충격을 받으면서 동물장묘업의 신뢰도가 떨어졌다.

최근에는 화장로로 들어가는 반려동물의 시신을 보호자가 직접 확인하고 시신 수습부터 마무리까지 장례절차 전체를 장례지도사가 1대1로 진행해주는 업체도 있다. 납골당과 유골분을 보석화해 기념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슬픔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죽은 후 극도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나이가 10살을 넘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죽은 뒤에는 자신처럼 펫로스를 겪은 사람들과 함께 슬픔과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충분히 슬퍼하자. 주변에서는 펫로스 때문에 슬퍼하는 사람을 공감하고 이해해줘야 한다. ‘개가 죽었다고 저러는 거야?’라는 식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반려동물이 10살을 넘기면 어린 반려동물을 입양해 함께 키우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남은 반려동물이 먼저 떠난 반려동물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슬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