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가 더 늘어나면 좋겠어요. 부족한 점을 빠르게 개선하면 서로 발전하면서 결국 시장이 커지거든요. 이때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혼자 모든 걸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협력사·지자체와 힘을 모아 덩치를 키우는 거죠.”


지난 3일 2017 서울모터쇼 캠시스 부스에서 만난 박영태 캠시스 대표는 전기차사업에서 동맹이 갖는 장점과 효과에 주목했다. 협력업체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해야 다품종 소량생산시대 대비는 물론 요동치는 글로벌시장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 것. 특히 신규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위험을 분산해야 역량을 한곳에 집중할 수 있고 나아가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1993년 설립된 캠시스는 2003년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 생산법인에서 월 2000만대의 카메라모듈을 생산하고 연간 1억개 이상의 제품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사업다각화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장-IT, 생체인식 보안 솔루션, 전기자동차 관련 핵심부품(배터리관리시스템, 제어장치, 인버터)으로 사업부문을 넓혔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 /사진=박찬규 기자
박영태 캠시스 대표. /사진=박찬규 기자

캠시스의 영역 확장에는 박 대표의 역할이 컸다. 그는 1988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해 2009년 쌍용자동차 공동법정대리인, 2010년 쌍용자동차 공동대표이사를 거쳐 2012년부터 캠시스에서 활약 중인 자동차업계의 베테랑이다.

“캠시스에 와서 고민한 건 카메라모듈 거래처 다변화와 사업다각화 두가지였는데 거래처를 늘리는 건 한계가 있어서 사업영역을 넓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죠. 우리의 강점인 카메라모듈사업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인 전장사업을 시작한 겁니다. 또한 최근 자동차 동력원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바뀌는 트렌드가 나타났는데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파워팩을 개발하면서 가능성을 봤고 본격적으로 전기차사업에 뛰어든 거죠.”


◆스쿠터 자리 꿰찰 것

특히 박 대표가 주목한 건 초소형 전기차다. 대기업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도 잠재수요가 충분한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그의 계획 중 핵심은 플랫폼 구축. 특히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다.


현재 캠시스가 개발 중인 전기차는 PM(승용 4륜), CM(상용 4륜), TM(승용 3륜)과 픽업트럭인 CH(상용 4륜)가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종과 겹치지 않으면서 스쿠터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1~2인승으로 개발하는 게 특징.

“우리는 플랫폼을 구성하는 파워트레인 개발에 집중하고 부품 개발은 현지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자동차 생산 프로세스와 다른 방식이죠. 해외시장에서도 중국 일부지역과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어요. 우리가 개발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대량생산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해외 협력사도 우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거죠. 앞으로 내연기관 스쿠터의 교체 수요가 어마어마할 겁니다. 따라서 스쿠터처럼 작지만 훨씬 안전하면서도 매연이 나오지 않는 차가 필요해질 겁니다.”


캠시스는 중국 웨이하이와 베트남 빈푹성에서 카메라모듈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노하우를 쌓았다. 전기차부문은 현지업체와 협력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앞으로 자본제휴방식으로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이 경우 현지 정부와도 협력이 수월해진다.

이동수단인 만큼 안전성에도 신경 쓸 방침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새로 개발한 전기차의 안전성테스트는 주로 ‘시뮬레이션’을 활용한다. 충돌테스트는 양산에 앞서 실시할 계획인데 국내외 기준을 충분히 맞출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중국의 규제가 강화된 점은 우리에게 호재입니다. 소형전기차는 이륜차를 대신하는 만큼 가격이 저렴해야 하지만 중국업체들은 강화된 기준을 맞추려니 오히려 생산단가가 높아져 경쟁력을 잃겠지요. 우리가 이런 틈새를 공략할 수 있을 거라 보는 겁니다. 내년 출시할 PM100은 보조금을 포함해 600만원 이하의 가격대를 형성할 걸로 전망합니다.”


캠시스 초소형 전기차 PM100. /사진제공=캠시스
캠시스 초소형 전기차 PM100. /사진제공=캠시스

◆내년부터 양산 시작

박 대표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보유목적이 달라질 거라 확신했다. 이에 캠시스는 장기적으로 세컨드카나 서드카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존 이동수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고 이에 투자하자는 것.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선행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30여개 산학연구원과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에요. 그리고 우리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에 특화된 회사죠. 원천기술을 확보해서 시장이 열렸을 때를 대비하려 합니다. 우리 차에 적용하는 건 당연하고 기술을 제공하거나 부품사업도 벌일 수 있거든요. 현재 컨소시엄이 잘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 2017 서울모터쇼에 전시한 PM100 모델은 내년 1분기 인증을 마치고 2분기쯤 출시할 예정이다. 픽업트럭은 2022년으로 계획 중이다.

박 대표는 “3만대 규모의 내수 전기차시장 인프라가 빨리 조성되길 바란다”면서 “시장이 성숙하기 전엔 B2B나 B2G를 통해 먼저 차를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가별로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동시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M100은 어떤 차?

▲ 콘셉트: 스쿠터를 대체할 경제적인 승용차, 도심생활에 필요한 초소형 전기차
▲ 최고속도: 60~80㎞/h
▲ 최대주행거리: 100㎞
▲ 길이x너비x높이: 2400x1400x1540(㎜)
▲ 무게: 600㎏
▲ 충전시간: 3.5h(완속)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