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영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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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전남 고흥의 작은 섬 소록도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조명하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소록도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영화는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아픔을 끌어안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희망에 대한 마리안느의 나지막한 독백으로 시작한다. 언어도 음식도 낯선 곳에서 43년을 보낸 마리안느는 모두에게 희망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 78분간 이어지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는 두사람의 아낌없는 사랑을 관객에게 전한다.


자연과 삶의 따뜻한 모습, 수도사로서의 바람 등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시인 이해인 수녀가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내레이션을 맡아 눈길을 끈다. 1976년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해인 수녀는 이 영화에서 자신만의 고운 서정을 노래해 큰 감동을 선사한다. 이해인 수녀는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분의 삶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두분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에 기꺼이 사랑으로 참여했고 나 역시 그들의 삶을 닮고 싶다”고 소회했다.

영화를 연출한 윤세영 감독은 “제작 초기부터 내레이션에 이해인 수녀를 염두에 뒀다”며 “자필편지를 보내 이해인 수녀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수도자의 신분으로 외부 활동이 쉽지 않은 이해인 수녀는 윤 감독의 설득 끝에 <마더 테레사> 이후 12년 만에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 영화는 휴먼 다큐멘터리인 동시에 현대사적 가치와 의미도 담았다. 100년 전 일제는 한센병을 천형(天刑)으로 여겨 환자들을 소록도에 가두고 갖은 핍박을 가했다. 해방 이후 1984년 교황의 방문을 기점으로 인식 변화의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뿌리뽑힌 것은 아니다.

영화를 기획한 김연준 신부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조명하고 한센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며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제작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이어 “사람이 희망임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다큐멘터리를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랑의 의인화를 보여주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향기는 봄을 맞은 관객에게 조건없는 사랑의 순수한 감동과 큰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사진=네이버영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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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2005년 11월23일, 소록도의 집집마다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두간호사가 보낸 마지막 편지였다.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할 수 없고 헤어지는 아픔을 남길까…’ 꽃다운 20대에 아무 연고도 없이 섬을 찾아왔던 이들은 그렇게 떠났다.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평생 보살핀 푸른 눈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아픔을 치유로 바꾼 들꽃 같은 이들의 사랑을 되새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