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영장 기각, 정의당 "설마했는데 또 빠져나가… 법꾸라지 위용 과시"

우병우 영장 기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 /사진=임한별 기자

정의당은 오늘(12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데해 "설마했는데 또 빠져나갔다"고 개탄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법꾸라지의 위용을 만방에 과시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조차 빠져나가지 못한 법망을 두 번이나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추 수석대변인은 "누가 봐도 국정 농단의 핵심 인물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미꾸라지 방생하듯 풀어주는 법원의 판단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검찰이 우 전 수석에게 죄를 묻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는 하냐는 것이다. 당초 박영수 특별검사는 영장을 재청구한다면 우 전 수석은 반드시 구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검찰은 제대로 된 압수수색도 하지 않고, 당연히 적용해야 할 혐의도 적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영장은 기각됐다. 검찰의 무능보다 오히려 의도적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의 영장 기각은 단순히 우 전 수석 개인의 능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막강한 사법 카르텔의 협업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의 영장 기각으로 검찰과 법원을 망라한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개혁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머지않아 밀어닥칠 민심의 쓰나미를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2시12분쯤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권 판사는 "혐의내용에 관해 범죄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