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해커들은 왜 '돈 안되는' 비트코인을 요구할까
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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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진=머니투데이DB |
랜섬웨어 해커들은 왜 비트코인을 요구할까. 랜섬웨어 ‘워너크라이’가 전세계를 휩쓴 가운데 해커들이 컴퓨터 파일의 몸값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해커들이 암호화된 파일을 ‘복호화’하는 대가로 요구한 비트코인은 약 300달러(약 34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가상화폐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제 방식에 대해 잘 모르는 편이다. 워너크라이가 확보한 금액은 5만달러(약 5600만원) 수준으로 전세계 150개국에 영향을 준 것치고는 적은 양이다.
전문가들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음에도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고집하는 이유로 익명성을 꼽는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장치 혹은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계좌를 만들 때도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을 요구해 철저하게 신분을 숨길 수 있다. 거래할 때 전문 거래소를 이용하지만 상대방의 정보에 대해 일체 접근할 수 없다. 여기에 환전 수수료가 없어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즉시 환원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사이버범죄에는 비트코인이 단골로 등장한다. 워너크라이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랜섬웨어 공격이 하루 평균 4000건에 이른다”며 “가상화폐의 증가가 사이버 범죄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도 “비트코인이 사이버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트코인 전체 거래금액의 1.5%가 랜섬웨어 해커들에게 보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해커들에게 건네진 금액은 약 1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랜섬웨어의 확산으로 비트코인시장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의 초점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취약한 사이버 보안에 있다는 지적이다. 보안업계 한 전문가는 “일부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사이버 범죄의 원흉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랜섬웨어의 증가에 대해서는 평상시 철저한 보안준비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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