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랜섬웨어 암호 해독할 컴퓨터 있다
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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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는 최근 전세계를 휩쓴 랜섬웨어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미래형 컴퓨터로 주목된다. /자료=이미지투데이 |
지난 12일 영국 국가의료서비스(NHS)를 중심으로 랜섬웨어 ‘워너크립터’(WannaCryptor. 이하 워너크라이)가 무서운 속도로 세계 각국의 컴퓨터를 감염시켰다.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 사건으로 정보통신기술(ICT)업계는 랜섬웨어의 파괴력을 실감했다. 또 랜섬웨어의 암호를 순식간에 해독할 수 있다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양자컴퓨터가 뭐길래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는 올 초 MIT 과학기술전문지 테크놀로지리뷰에서 ‘2017년을 장식할 10대 혁신기술’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로 작동되는 미래형 컴퓨터기술을 말한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0과 1의 이진법을 사용하는 현재 컴퓨터와 달리 ‘큐비트’(Qbit)를 사용하는데 큐비트는 00, 01, 10, 11의 형태를 단위 저장정보로 사용한다. 덕분에 계산 속도가 이진법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다.
양자컴퓨터는 특히 랜섬웨어의 암호 해독, 교통상황 분석 및 기상상황 예측 같은 비결정론적인 문제 해결에 강점을 보인다. 과학자들은 양자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성능 개선의 벽에 다다른 컴퓨터를 전혀 다른 차원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현재 슈퍼컴퓨터로 수천년이 걸리는 작업이 불과 몇분안에 끝난다는 것.
양자컴퓨터의 필요성은 컴퓨터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대두됐다.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이 나노 단계에 이르고 공정기술이 한계상황에 처하자 관련 업계는 물리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해결책을 찾게 됐다. 이에 1982년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양자역학의 얽힘과 중첩을 이용하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했고 3년 뒤인 1985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데이비드 도이치가 양자컴퓨터의 개념을 구체화했다.
그로부터 22년 후인 2007년 ‘디웨이브’라는 캐나다기업이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발표했다. 이후 디웨이브는 줄곧 컴퓨터 성능을 업그레이드했고 현재 최신모델인 ‘디웨이브 2X’는 머신러닝을 적용해 강과 들판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패턴과 수백장의 지구사진을 분석하고 있다.
디웨이브는 특정 수학만을 계산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 속도는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배 빠르다. 가격은 한대에 약 1500만달러(약 174억원)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웨이브가 ‘양자어닐링’ 기술을 사용하는 것일뿐 엄밀하게 보면 양자컴퓨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세계는 뛰는 데 한국은 걸음마
디웨이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글로벌 ICT기업들은 연이어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구글과 IBM이다. 두 기업은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일반에 공개,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구상도 선보였다.
최근 구글은 양자컴퓨터를 5년안에 상용화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간 양자컴퓨터는 특유의 불안정성 때문에 10년안에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지만 구글은 5년 내 상용화 계획을 밝히면서 디지털방식 대신 하이브리드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했다.
IBM은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범용 양자컴퓨터 ‘Q’를 상용화한다고 전했다. IBM에 따르면 Q는 계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금융·보안·제약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5큐비트 수준의 성능을 조만간 50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양자컴퓨터의 시스템성능인 큐비트는 그 수가 늘어날수록 성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IBM이 지난해 공개한 ‘퀀텀익스피리언스’에는 약 4만명이 넘는 인원들이 접속해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양자컴퓨터의 필요성은 컴퓨터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대두됐다.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이 나노 단계에 이르고 공정기술이 한계상황에 처하자 관련 업계는 물리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해결책을 찾게 됐다. 이에 1982년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양자역학의 얽힘과 중첩을 이용하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했고 3년 뒤인 1985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데이비드 도이치가 양자컴퓨터의 개념을 구체화했다.
그로부터 22년 후인 2007년 ‘디웨이브’라는 캐나다기업이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발표했다. 이후 디웨이브는 줄곧 컴퓨터 성능을 업그레이드했고 현재 최신모델인 ‘디웨이브 2X’는 머신러닝을 적용해 강과 들판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패턴과 수백장의 지구사진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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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웨이브의 내부모습. 디웨이브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크지만 컴퓨터 부분은 주먹만하다. /사진=머니투데이DB |
디웨이브는 특정 수학만을 계산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 속도는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배 빠르다. 가격은 한대에 약 1500만달러(약 174억원)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웨이브가 ‘양자어닐링’ 기술을 사용하는 것일뿐 엄밀하게 보면 양자컴퓨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세계는 뛰는 데 한국은 걸음마
디웨이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글로벌 ICT기업들은 연이어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구글과 IBM이다. 두 기업은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일반에 공개,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구상도 선보였다.
최근 구글은 양자컴퓨터를 5년안에 상용화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간 양자컴퓨터는 특유의 불안정성 때문에 10년안에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지만 구글은 5년 내 상용화 계획을 밝히면서 디지털방식 대신 하이브리드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했다.
IBM은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범용 양자컴퓨터 ‘Q’를 상용화한다고 전했다. IBM에 따르면 Q는 계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금융·보안·제약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5큐비트 수준의 성능을 조만간 50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양자컴퓨터의 시스템성능인 큐비트는 그 수가 늘어날수록 성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IBM이 지난해 공개한 ‘퀀텀익스피리언스’에는 약 4만명이 넘는 인원들이 접속해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도 프로토타입 컴퓨터 개발을 공언하고 나섰으며, 폭스바겐 같은 비ICT기업들도 속속 양자컴퓨터 관련 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양자컴퓨터의 생태계 조성으로 ‘양자 패권’을 노리고 있지만 한국은 양자컴퓨터의 불모지와 다름없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국내 양자컴퓨터 기술력은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기술격차는 7~8년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는 해외와 달리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기관 주도의 양자컴퓨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은 기초적인 수준의 큐비트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S의 양자나노과학연구단 관계자는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현상제어 기술은 한국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 등 대기업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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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글이 초전도회로를 이용해 개발한 9큐비트(Qbit) 양자컴퓨터 /사진제공=구글 |
글로벌 기업들이 양자컴퓨터의 생태계 조성으로 ‘양자 패권’을 노리고 있지만 한국은 양자컴퓨터의 불모지와 다름없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국내 양자컴퓨터 기술력은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기술격차는 7~8년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는 해외와 달리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기관 주도의 양자컴퓨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은 기초적인 수준의 큐비트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S의 양자나노과학연구단 관계자는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현상제어 기술은 한국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 등 대기업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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