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착한기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착한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말한다. 돈 번 만큼 세금을 내고 사회공헌활동도 열심히 하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갑질 기업’의 행태가 만연한 지금 대중의 이목은 착한기업에 집중된다.


그렇다면 착한기업의 주가도 대중의 관심만큼 착한 모습일까. 사회책임투자 컨설팅사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의 주가가 코스피지수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았다. 회사의 비재무적 행동이 재무적 성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착한기업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오뚜기, 유한양행, 해마로푸드서비스를 들여다보니 이들 역시 매년 안정적으로 실적이 증가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


식품회사 오뚜기의 별명은 ‘갓뚜기’다. 오너 일가의 착한 경영을 두고 소비자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상속세로 관심을 모았다. 함 회장은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 46만5543주를 상속받으며 발생한 1500억원대의 상속세를 편법 없이 전액 분할 납부하기로 하면서 ‘정직한 오너’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또 1992년부터 심장병을 앓는 아이를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머니S톡] ‘착한 기업’은 주가도 좋을까

오뚜기의 이런 행보가 재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오뚜기의 실적이 계속 증가하는 건 분명하다. 지난해 말 기준 오뚜기는 2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업 47년 만에 식품업계 ‘2조 클럽’에 진입했다. 영업이익도 2014년 1159억원, 2015년 1334억원, 지난해 1425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46% 이상 증가했다.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주가도 우상향했다. 오뚜기의 주가는 2014년 초부터 지난 1일까지 116% 넘게 올랐다. 지난해 말 60만원대에서 저점을 형성한 후 80만원선까지 꾸준히 오른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올 2분기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냉동, 즉석밥, 참치캔을 앞세운 농수산 가공품류의 고성장과 캐시카우인 건조식품류의 탄탄한 매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애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뚜기는 주력 제품의 견조한 시장 입지와 냉동식품 판매호조, 라면 신제품 확대 등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8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다만 수급 동향과 투자심리 등을 고려할 때 긍정적 요인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투자의견은 ‘보유’를 유지했다.


◆정도경영의 정수, 유한양행

1926년 설립된 유한양행은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정도(正道)경영으로 유명하다. 유 박사는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지원했고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유 박사의 경영철학은 그가 떠난 지 46년이 지났음에도 유한양행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제약업계에서 암암리에 자행되는 리베이트 영업을 하지 않고도 업계 매출 상위권을 달린다. 장학사업 등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의 실적 역시 매년 상승세를 거듭한다. 2014년 제약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한 유한양행은 2015년 1조1287억원, 지난해 1조3208억원 등으로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순이익도 2년 새 두배가량 증가했다. 돈을 많이 벌어들일 뿐 아니라 유한양행은 재무적 안정성까지 겸비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2013년부터 4년간 유한양행의 부채비율은 20~30%대를 유지했다. 유동비율도 270~320%대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대비 1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의 비율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회사의 지불능력이 크다는 뜻이다.

유한양행의 주가는 지난해 제약바이오주의 동반 하락세에 17만원대까지 밀린 후 올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린다. 유한양행은 연초부터 지난 1일까지 25% 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으로의 주가도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우상향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유한양행의 예상 매출액은 1조4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해외 수출 등 각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영업이익 성장률이 33%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치고는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상황”이라며 “제약사 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구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니S톡] ‘착한 기업’은 주가도 좋을까

◆소비가·가맹점 ‘최우선’, 맘스터치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수제햄버거전문점으로 자리 잡은 토종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회사다. 다른 패스트푸드브랜드와 달리 매장에서 즉석 조리하는 방식에 저렴한 가격, 알찬 내용물로 ‘가성비 갑’으로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매운 양념치킨을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판매 중단하면서 ‘착한 치킨’이라는 이미지도 얻었다. 특히 맘스터치는 매출이 적다고 가맹점에게 판촉 행사를 강요하거나 무분별한 출점으로 기존 지점의 매출을 갉아먹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같은 소비자의 칭찬에 힘입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실적은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 2019억원을 달성하며 2014년 795억원에 비해 150%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세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지속적인 매장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라 주가 상승여력이 있다.

조현목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맘스터치의 신규 출점은 올해 129개에 이어 2018년 176개, 2019년 228개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점포당 평균 매출액도 연평균 31.8%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만과 베트남 등으로 진출하면서 올해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회사 가치를 올리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윤주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필리핀의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졸리비’와 비슷한 전략으로 맘스터치도 글로벌로 확장할 것”이라며 “국내 성장을 통한 해외비즈니스 진출 시 밸류에이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 중기 투자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