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와의 첫 공식 만남이 임박한 가운데 어떤 화두가 제시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7~28일 저녁 청와대에서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개 그룹 및 오뚜기와 호프타임 형식의 만남을 갖는다. 만남의 형식은 진솔한 대화를 원하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기업인들이 최대한 편하게 말씀을 해주실까 (고민하고) 본인은 듣겠다는 취지에서 호프타임 형식의 만남을 제안했다”며 “정부 경제철학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경제현안과 정부 경제철학을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구체적 의제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15대 그룹에 속하지 않는 오뚜기를 초청기업으로 선정한 것을 감안하면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에 대한 논의가 중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앞서 청와대는 오뚜기 초청 배경을 설명하면서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부문에서 우수한 중견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두산·SK·CJ그룹 등 일부 대기업은 간담회를 목전에 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협력업체 상생방안을 앞다퉈 발표하기도 했다.

기업의 입장에선 실제 경영현장의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일자리 창출과 상생 등 큰 틀에선 정부정책의 방향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기업별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동조하는 방안을 이미 발표했고 이런 부분을 간담회에서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며 “경영현장의 어려운 부분을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7일에는 농협을 제외한 그룹별 자산순위 2·4·6위 등 짝수그룹, 28일에는 1·3·5위 등 홀수그룹이 각각 참석한다. 오뚜기는 첫날 참석한다.

총수가 부재 중인 삼성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대차에선 정몽구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SK와 LG에서는 지난 방미 경제인단에도 포함됐던 최태원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이 다시 참석한다.


또한 신동빈 롯데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진에서는 몸이 좋지 않아 미국에 체류 중인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