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198㎡ 주방. /사진=김창성 기자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198㎡ 주방.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역대 최고 분양가 10년 만에 경신… 감탄과 실망 공존

대림산업이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앞에 짓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서울 부촌 지도를 바꿀 기세다. 지난해 8월 입주한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가 10년간 반포아파트 왕좌를 차지한 래미안 퍼스티지를 제치고 가장 비싼 아파트에 등극한 데 이어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역시 최고급 시설과 3.3㎡당 평균 475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 분양가를 앞세워 기대치를 높였다. 또 서울숲과 한강을 내집 앞 정원처럼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에 단지 앞 성수대교를 통한 강남 접근성이 용이한 것도 강점이다. 대림산업이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를 ‘100년 주택’으로 짓겠다고 공언한 만큼 최근 찾은 견본주택 곳곳에서는 노력의 흔적이 배어나왔다. 반면 현장 방문자 중에는 주택평면이 다소 실망스럽다거나 딱딱해보이는 견본주택 분위기가 불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엄격한 동선 통제… 한산한 견본주택 분위기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에 자리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견본주택을 찾았다. 주요 고객층이 상위 1% 상류층이다 보니 분위기는 일반 견본주택 현장과 많이 달랐다.


입구부터 길게 줄지어 선 인파는 없었고 위아래 검은 정장을 빼입은 덩치 좋은 남성 여러명이 귀에 리시버(무전기)를 낀 채 견본주택 주변을 통제하고 있었다.

견본주택 안을 둘러보기 위해 대기실에 들어서자 20여명의 사람들이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3층에 위치한 주택 모형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관계자의 통제에 따라 6~7명 단위로 승강기를 타야해서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10분가량 더 기다렸다 올라갔다.


기다림 끝에 3층에 올라서자 역시 일반 견본주택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견본주택 안은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기 십상이지만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견본주택 분위기는 무척 한산했다. 

3층에는 3개의 주택모형 입구가 있었고 역시 귀에 리시버를 낀 남성들이 각 주택모형 입구 앞에서 방문객들의 동선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자유롭게 견본주택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일반 견본주택과 달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견본주택 분위기는 엄격함이 묻어났다.


한 방문객은 그냥 지나다가 가볍게 구경하러 왔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겁다며 일행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159㎡ 거실. /사진=대림산업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159㎡ 거실. /사진=대림산업
◆“끝내주는 뷰 VS 이게 뭐지?”


관계자의 통제에 따라 먼저 159㎡A 주택모형 입구에 서서 5분가량 기다리다 안으로 들어갔다.

159㎡A(분양가 27억~30억원)는 안방과 서재, 작은방 2개와 화장실 3개, 주방 거실 등으로 구성됐다. 특이한 점은 현관이 두 갈래로 나뉘어 왼쪽은 긴 복도를 따라 작은방·주방·거실로 연결되고 오른쪽은 안방·욕실·서재 겸 드레스룸·거실로 연결된다.

안방과 작은방 크기는 넓은 면적의 주택모형치고는 크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흔히 일반 견본주택에서 볼 수 있는 안방과 작은방 크기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거실은 대림산업이 강조하는 서울숲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넓은 창이 인상적이었다.

두번째로 둘러본 198㎡(분양가 35억8000만~37억7000만원)도 159㎡A와 구조가 대동소이했다. 현관을 중심으로 왼쪽은 긴 복도를 따라 작은방과 주방·거실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안방과 욕실·서재·거실로 연결된다.

넓은 거실을 둘러싼 창을 통해 서울숲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점도 같다. 198㎡에서 특이한 점은 서울숲과 한강 조망을 위한 특화 설계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각 침실과 서재, 안방 욕실 쪽 외벽을 톱니 형태로 디자인했는데, 이는 영어 알파벳 T자 형태의 단지 직각 부분을 통해 세대간 있을 수 있는 사생활 침해를 막고 서울숲과 한강 조망을 위한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현장을 찾은 한 주부는 “높은 천장에 넓은 창문까지 있어 전체적으로 개방감이 커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을 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97㎡B(분양가 17억4000만원) 주택모형을 둘러봤다. 현관에 들어서면 긴 복도가 있고 오른쪽에 안방과 욕실, 작은방이 있고 왼쪽에 공용 욕실이 있다. 복도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주방과 거실이 나온다.

앞선 두 곳보다 작은 면적이지만 최근 분양시장에서 강조하는 기본 평면인 84㎡보다는 큰 면적이다. 그럼에도 내부가 크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냥 넓은 원룸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구조와 평면 구성이 실망스러웠다.

앞선 두 곳의 모형을 둘러본 방문객들은 모두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97㎡B 안에서는 다들 “이게 뭐지, 뭐 이래”를 연발하며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한 방문객은 “어차피 청약 당첨이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17억원이나 주고 이런 아파트를 사느니 차라리 다른 아파트를 알아보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