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처 결정이 또 다시 연기될 예정이다.

13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당초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반도체사업 매각처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이를 보류했다.


전날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은행권 간부들과 가진 회의에서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과 관련해 웨스턴디지털(WD)이 참여하는 신미일 연합과의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쓰나카와 사장은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한미일 연합을 중심으로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언급도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이사회에선 한미일 연합의 새 인수안과 대만 홍하이 정밀공업(폭스콘) 컨소시엄과의 인수안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WD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가 참여하는 신미일 연합은 지난달 말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이후 WD가 도시바메모리 경영에 관여할 것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지난 4월 도시바가 에너지, 인프라, 반도체 등 주요 4개 사업을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당시 NHK 방송 캡쳐 이미지. /사진=뉴시스DB
지난 4월 도시바가 에너지, 인프라, 반도체 등 주요 4개 사업을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당시 NHK 방송 캡쳐 이미지. /사진=뉴시스DB

이에 WD가 양보안을 제시해 인수시점에는 신미일 연합에서 빠지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도시바 반도체 주식을 취득할 권리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향후 WD가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도시바 반도체 지분 상한, WD가 신미일 연합에서 빠지는 데 따른 인수액 차액을 어떻게 조달할지를 두고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에서 밀려나는 듯했던 한미일 연합에도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지난달 말 한미일 연합은 WD와의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출자분을 베인캐피털 등이 대신 출자하는 새로운 인수안을 제안했으며 도시바 반도체의 최대 고객인 애플도 연합에 포함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달 들어서는 인수가를 높이는 등 도시바가 혹할 만한 진전된 개선안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어 도시바 내부에서는 독점금지법 심사가 길어지고 기술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도시바 반도체  매각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경영 독립성 확보 ▲매각 금액 ▲기술유출 가능성 ▲독점금지법 심사 장기화 가능성 등을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