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A 현장. /사진=IAA 조직위원회 제공
IAA 현장. /사진=IAA 조직위원회 제공

지금 독일에서는 제67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가 한창이다. 자동차왕국 독일에서 펼쳐지는 정통 모터쇼인 만큼 양과 질 모두 최고로 꼽히며 최신 자동차기술을 엿볼 수 있는 행사라는 평을 받는다.

올해는 ‘지금이 미래’(Future Now)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디지털화, 전동화된 이동수단, 도심 속 이동수단의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그동안 첨단 자동차기술을 미리 엿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IT와 접목된 기술이 핵심이다. 어떤 기술이 소개됐고 주목받았을까.


◆더 똑똑해진 자율주행기술

자율주행차 관련기술은 대부분 업체가 개발목표로 삼을 만큼 분명한 ‘대세’다. 이미 단순히 운전자의 개입이 조금 줄어드는 단계를 넘어섰다. 운전자가 버튼 하나만 눌러 조작하는 등 다루기 쉬운 기술이 기본이며 전기차기술, 커넥티드카기술과 접목돼 다양한 목적으로도 개발된다.
자율주행 콘셉트카 세드릭(SEDRIC) /사진=폭스바겐 그룹 제공
자율주행 콘셉트카 세드릭(SEDRIC) /사진=폭스바겐 그룹 제공

폭스바겐 그룹은 이번 모터쇼에서 그룹의 첫번째 자율주행 콘셉트카 ‘세드릭’(SEDRIC, SElf-DRIving Car)을 선보였다. 폭스바겐 그룹이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지털 모빌리티 서비스의 통합적 제공자로 변신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차종이다.

세드릭은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을 추구한다. 전기화와 디지털 네트워킹이 통합돼 버튼 하나만으로 작동되는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 단순하고 편리하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를 제공하겠다는 그룹의 비전을 담았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그룹 이사회 의장은 “도심형 자율주행차부터 럭셔리 스포츠카, 자율주행운송차, 트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드릭 패밀리 아이디어를 개발 중”이라며 세드릭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핵심개발영역은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통한 주변환경 식별 ▲대량의 데이터처리와 자동차 제어를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운전자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동력계의 전기화 ▲개인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위한 디지털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아우디는 ‘더 뉴 아우디 A8’에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했다.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고속도로와 다차선도로에서 시속 60㎞ 이하로 서행하는 경우 ‘아우디 AI 트래픽 잼 파일럿’이 차선 내에서 정지, 가속, 조향, 제동 등을 처리한다. 운전자는 장시간 동안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운전대에서 손을 뗀 상태로 있을 수 있지만 시스템이 운전조작을 지시하면 즉시 운전을 맡아야 한다. 이 기술은 각 국가별 법적 제한을 명확히 구분해 맞춰야 하며 시스템 테스트도 해야 한다. 여기에다 각국의 다양한 인증절차와 기한을 준수해야 한다.
아우디 컨셉트카 일레인(Elaine). /사진=아우디 제공
아우디 컨셉트카 일레인(Elaine). /사진=아우디 제공

이와 함께 레벨 4와 레벨5 자율주행기술도 소개했다. 레벨4 자율주행SUV ‘일레인’(Elaine)은 ‘e-트론 스포트백 콘셉트’에 기반했다. 세개의 전기모터에 콘셉트카 고유의 역동적인 선, 첨단 조명기술,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한 인테리어를 갖췄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아우디 AI’는 클라우드나 다른 자동차와도 연결성을 강화한다. 아울러 이 차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130㎞ 이하로 주행 시 운전자를 대신하며 자동으로 차선 변경도 가능하다. 레벨5 콘셉트카 ‘아이콘’(Aicon)은 장거리 주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4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한 이 차는 주행가능거리가 700~800㎞다.
콘티넨탈 큐브(CUbE) /사진=콘티넨탈 제공
콘티넨탈 큐브(CUbE) /사진=콘티넨탈 제공

콘티넨탈의 1~2인승 콘셉트카 ‘비’(BEE)는 동일 차종을 모아 함께 운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스트레스 없고, 안락하며 개인화된 도시형 이동수단을 표방하는 비는 최고시속 60㎞로 350㎞ 이상 운행할 수 있다. 콘티넨탈은 생활 속 목적에 맞는 여러 기능을 갖춘 자율형 전기차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미래에 로보택시(robo-taxi)가 또 하나의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의 환승’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셔틀을 최대한 활용해 도심의 교통체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센서는 자율주행의 필수요소다. 콘티넨탈은 새로운 3D 플래시 라이더 센서를 선보였다. 2020년부터 레이저센서는 실시간으로 해당 차종의 주변상황을 상세한 이미지로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 차 주변의 입체적인 환경을 인식하는 핵심요소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고화질 센서를 소개한 것.

보쉬와 다임러는 자동 발렛 주차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협력 중이다. 운전자들은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해 주차과정을 지켜보지 않고도 정해진 주차공간에 자동으로 주차시킬 수 있다. 자동차와 인텔리전트 주차장 인프라 간의 상호작용으로 구현되는 이 기능은 자율주행으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다.
컨셉트 EQA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컨셉트 EQA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더 멀리가는 전기차

자율주행차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는 전기동력화다. 특히 올해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대거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브랜드 ‘EQ’ 최초의 콤팩트 사이즈 콘셉트 전기차 ‘콘셉트 EQA’를 공개했다. 최대주행거리는 400㎞며 두 개의 전기모터가 탑재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5초 이내가 소요된다. 디자인 콘셉트는 감각적 순수미를 재해석해 ‘진보적인 럭셔리’(Progressive Luxury)를 표방한다. 차 앞면은 LED 매트릭스가 통합된 블랙패널의 가상 라디에이터 그릴이 핵심. 운전자가 선택한 주행프로그램에 맞춰 디자인이 달라진다.
BMW i3 /사진=BMW 제공
BMW i3 /사진=BMW 제공

BMW의 뉴 i3와 뉴 i3s는 BMW eDrive 기술을 통한 즉각적인 동력전달, 높은 에너지효율을 달성한 게 특징이다. 94Ah(33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고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유럽기준으로 280~300㎞다. 레인지익스텐더 엔진을 선택품목으로 주문할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9초 이내다.
차세대 I.D. 크로즈(CROZZ) /사진=폭스바겐 제공
차세대 I.D. 크로즈(CROZZ) /사진=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략의 핵심차종인 신형 ‘I.D. 크로즈 II 콘셉트’를 소개했다. SUV와 4도어쿠페의 크로스오버 모델로 양산형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평을 받는다. 무엇보다 B필러가 없고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 자전거도 실을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 아울러 클린에어(CleanAir)시스템과 새로운 음성지원 기능이 탑재됐다. 목소리로 문을 여닫을 수 있고 완전 자동화된 주행모드인 ‘I.D. 파일럿’을 활성화할 수도 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500㎞(NEDC)까지 주행 가능하다.
재규어 I-PACE eTROPHY racecar. /사진=재규어 제공
재규어 I-PACE eTROPHY racecar. /사진=재규어 제공

재규어는 2018년 출시될 전기SUV ‘I-PACE’를 기반으로 개발한 ‘I-PACE 레이스카’를 공개했다. 2018년 하반기 FIA 포뮬러E 월드챔피언십의 서포트레이스로 ‘I-PACE eTROPHY’를 개최하기 위해서다. 최대 20대의 I-PACE 레이스카가 홍콩, 파리, 상파울로, 뉴욕 등 2018년 대회 개최도시의 서킷에서 10차례 레이스를 벌인다.

이와 함께 부품업체들은 전기 구동계통의 소형화를 추구했다. 콘티넨탈이 소개한 EMR3 전기 파워트레인은 여러 부품이 고도로 통합돼 다양한 콘셉트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량화됐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150kW급 모듈의 무게를 75㎏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2019년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보쉬는 e-액슬을 통해 콤팩트솔루션을 소개했다. 전기모터, 파워일렉트로닉스, 트랜스미션을 통합해 전기 파워트레인의 복잡성을 줄였다. 50kw부터 300kw까지 출력을 내며 소형차부터 SUV나 경상용차에도 장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