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씨(35)가 지난 9일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금니 아빠.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씨(35)가 지난 9일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금니 아빠' 이모씨(35)가 딸 이모양(14)의 친구 A양(14)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A양의 사체에서 졸피뎀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양의 시신 부검 결과 사체에서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졸피뎀은 복용 후 전날 있었던 행동을 기억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도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장기간 복용 시 환각 증세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는 복용할 수 없다.

앞서 경찰은 이날 "이양이 '이씨가 친구 A양에게 전화해서 집으로 오라고 했고, 이후 집에서 나가 있으라고 해서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들어왔는데 A양이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다만 이양이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의식을 회복한 후 이뤄진 조사이기 때문에 "이양의 건강이 온전한 상태에서 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진술 신빙성을 현재 단계에서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전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 이씨를 소환해 3차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이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또한 병원에 입원에 있는 이양을 찾아가 시신 유기에 가담한 정황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지난달 30일 낮 12시20분쯤 이양과 함께 이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씨 부녀는 이튿날 오후 5시18분쯤 BMW 차량에 가방을 싣고 강원 영월군 소재 야산으로 이동해 A양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거대백악종이라는 희귀 난치병을 앓는 이씨 부녀는 2006년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거대백악종은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악성 종양이 계속 자라는 질환으로 이씨는 이 질환으로 어금니가 1개밖에 남지 않아 '어금니 아빠'로 불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