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아베 압승'과 한국 경제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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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앞으로도 아베 총리의 집권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 경제정책 전반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개헌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가운데 일본 총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아베노믹스’ 지속… 국내 수출기업 ‘빨간불’
우선 일본 총선의 결과가 글로벌경제에 미칠 영향은 나쁘지 않다. 아베의 집권 연장에 따른 기대감 확산과 불확실성이 해소는 아시아증시 내 일본발 훈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일본 니케이지수는 지난 24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6년 만에 ‘역대 최장기간 상승랠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영향에 일본펀드는 해외펀드 가운데 최근 수익률이 단연 돋보인다. 아베노믹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을 끌어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우세했다.
아시아 및 글로벌증시에 아베 총리의 압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한국기업과 증시에는 부정적일 전망이다. 이번 일본 총선 결과 발표 다음날 엔화가치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아베노믹스에 힘이 실려 엔화약세가 가속화되고 원/엔 환율이 1000원을 계속 하회할 경우 국내 수출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아베노믹스는 20여년간 이어져 온 디플레이션과 엔고 탈출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일본판 양적완화정책이다.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대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로 인해 일본은 엔저가 고착화됐다. 몇년 전만 해도 100엔당 1500원이 넘었던 원/엔 환율이 이제는 900원대로 떨어졌으니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아베가 승기를 거머쥐자 엔화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일본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국기업 입장에서 국민경제 기반을 뒤흔들 거대 변수가 된다. 한국은 내수기반이 취약한 경제구조에서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무너질 경우 저성장 기조에서 탈출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올 들어 반도체 호황 등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앞으로 더욱 아베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잘 나가던 한국수출의 발목을 잡힐 우려가 높아졌다. 또한 한국 수출 증가에 일등공신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내년부터는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일본과의 수출 경쟁에서 더욱 힘들어 질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즉, 원화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환율 방향이 움직이고 있어 이 부분에서 아베노믹스와 상충된다.
손영환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집권당의 총선 승리는 일본 국민으로부터 아베노믹스가 재신임받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은 적극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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