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깊은 수렁' 빠진 한국지엠 임단협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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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
지난 23일 오후 국회 정무위 국감에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출석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등 정무위 소속 의원 3명이 번갈아가며 카젬 사장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카젬 사장은 그 어떤 확답도 하지 않았다.
주주감사를 방해했다는 산업은행의 주장과 본사로부터 빌린 고금리 차입 등의 문제에 대한 질문에 카젬 사장은 애매한 표현과 답변으로 일관했다. 철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고 민감한 질문에는 “미국 본사의 입장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료제공 요구에는 “회사기밀이 아닌 차원”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다만 카젬 사장은 현재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언급했다. 비용을 절감하지 못하면 철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카젬 사장의 국감 출석은 한국지엠 노동조합에게도 초유의 관심사였다. 노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국정감사도 참관했다. 한국지엠이 터무니없이 낮은 이전가격으로 본사에 차를 수출하고 고금리 대출을 받아 의도된 부실을 만들었다는 지상욱 의원의 주장은 노조의 논조와 일치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허 카젬의 이날 답변을 “철저히 계산된 대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산은의 비토권이 사라지며 GM의 입장에선 모든 선택권을 손에 쥐게 됐다”며 “한국 철수 가능성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음으로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비용절감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국감 출석이 오히려 임단협에서 노조를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이 됐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더욱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국감에서 모르쇠로 일관한 카젬 사장을 비판하며 “신차배정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물량 확대 요구에 대해 분명한 대답이 없다면 올해 임금투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6일 산업은행이 비토권을 상실한 이후 영입한 두명의 인사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보였다. 최근 GM인터내셔널에서 두명의 임원이 한국지엠의 부사장직을 겸직하게 된 것. 노조 관계자는 “적자축소를 위해 각종 운영비를 줄이고 있는 와중에 고연봉자 두명을 데려왔다”며 “외국인 일자리만 늘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과 통상임금(424만7221원) 500% 성과급 지급, '8+8주간 2교대제'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공장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으라는 조건도 추가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 18차 교섭에서 기본급 5만원 인상과 성과급 105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협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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