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손보 CEO, 유임이냐 교체냐
김정훈 기자
3,164
공유하기
![]() |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
NH농협금융지주가 NH농협은행장을 비롯해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새 수장 인선작업에 돌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20일과 24일, 1·2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주요 후보군을 추렸고 오는 27일 최종후보를 추천, 계열사 CEO 인선을 연내 마무리해 조직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CEO 인사는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섭 NH농협은행장 후임이 큰 주목을 받지만 NH농협생명·손해보험 등 계열보험사 수장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최근 농협금융이 디지털금융부분 전담조직을 개설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활발히 펼쳐 새 수장 선임의 중요도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서기봉 사장, '디지털금융' 타고 1년 더?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올해부터 계열사 CEO 임기를 1년으로 제한했다. 이는 임기를 단기로 잡아 CEO의 빠른 경영성과를 기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김 회장의 의중으로 미뤄보면 계열사 CEO 교체 여부는 취임 후 경영실적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계열보험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지표상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다만 그룹의 핵심 추진전략과 자회사 CEO를 2년 임기로 선임하는 농협금융의 내부 요인을 고려했을 때 이번 CEO인사는 단순 실적만으로 유임과 교체여부를 판가름하기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NH농협생명의 현 수장은 서기봉 사장이다. 올 1월1일 농협생명 CEO로 취임한 서 사장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경영실적만 놓고 봤을 때 서 사장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농협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687억원, 9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2.1%, 17.7% 감소했다.
물론 대부분의 생보사가 3분기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지만 단순 지표상으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서 사장의 유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는 최근 농협생명이 추진 중인 온라인시장 확대전략과 관계가 있다. 최근 농협금융은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내년부터 디지털금융을 핵심전략으로 추진할 것임을 선언했다. 전사 차원의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를 위해 금융지주에 디지털금융부문을 신설하고 농협금융 계열사 전체의 디지털전략과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도 선임할 방침인 것.
서 사장은 농협은행 부행장 재임 시절 핀테크사업을 담당한 전력이 있다. 당시 서 사장은 모바일전용 은행서비스 '올원뱅크'를 출시했으며 농협생명에서도 올원뱅크를 통해 보험 관련 서비스를 제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보험사가 온라인·모바일시장 확보를 위해 관련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내년에도 서기봉 사장의 '인슈테크' 능력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농협생명은 방카슈랑스에 한정된 영업채널 확대를 위해 그동안 보류해온 온라인보험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더이상 시장진출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 현재 농협생명의 전체 보험계약은 지역 농·축협을 통한 방카슈랑스 판매비중이 60%에 이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보험사가 온라인·모바일시장 확보를 위해 관련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내년에도 서기봉 사장의 '인슈테크' 능력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농협생명은 방카슈랑스에 한정된 영업채널 확대를 위해 그동안 보류해온 온라인보험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더이상 시장진출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 현재 농협생명의 전체 보험계약은 지역 농·축협을 통한 방카슈랑스 판매비중이 60%에 이른다.
농협생명은 다음달부터 암보험·연금저축보험·실손의료보험 등 3개 상품을 온라인으로 출시하고 내년부터 출시 상품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따라서 농협금융은 서 사장의 1년 유임시켜 온라인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서 사장의 경영성적표는 내년이 돼야 제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서 사장의 유임에 대해 "전 사장들의 임기가 모두 2년 이상이었다"며 "내부에서도 유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서 사장의 유임에 대해 "전 사장들의 임기가 모두 2년 이상이었다"며 "내부에서도 유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
이윤배 NH농협손해보험 사장./사진=뉴시스DB |
◆임기 만료, 교체가능성 높은 이윤배 사장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윤배 NH농협손보 사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1·2차 임추위에서 농협손보의 경우 새로운 CEO를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손보의 올해 실적은 준수한 편이다. 농협손보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32억원, 당기순이익 1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0.8%, 22.7% 감소했다. 하지만 정책성 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 손익을 제외하면 실제 당기순이익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여기에 4분기 순익이 더해지면 올해 목표로 잡은 250억원대 당기순이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농협손보는 올해 3분기 농협 내부 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 사장 입장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2년 임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용환 회장이 최근 금감원 채용비리에 연루돼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주요 계열사 CEO를 대거 교체할 수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생명은 유임, 손보는 교체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일 열린 1차 임추위에서 임원 147명을 후보군으로 올린 농협금융은 2차 회의에서 후보군을 절반으로 압축했다. 1차 임추위에서는 계열사 CEO 후보자격을 농협금융 및 자회사의 부사장급 이상으로 정했다고 알려졌다. 1·2차 임추위에서 추려진 CEO후보들은 27일 3차 회의에서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추천된 CEO후보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