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타이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휠타이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타이어 안전 책임지는 TPMS
-공기압 부족으로 발생하는 사고 50% 감소

#1 운전경력 25년의 A씨는 최근 TPMS(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시스템)의 도움을 받았다. 달리다가 갑자기 차가 휘청거려 이상함을 느꼈고 잠시 후 계기반에 운전석 뒷바퀴 타이어 공기압이 낮다는 경고가 떴다. 즉시 가까운 정비소에서 해당 타이어를 확인하니 나사못이 박혀있었고 공기가 많이 빠진 상태였다. TPMS가 없었으면 타이어가 파손돼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점에 A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2 베테랑 드라이버 B씨는 주행 중 TPMS 경고등이 떠서 깜짝 놀랐다. 타이어 공기압에 문제가 있으니 체크하라는 메시지를 확인한 그는 차를 세우고 타이어를 확인했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미심쩍은 마음에 서행하며 한적한 주차장까지 이동한 뒤 공기압을 체크해보니 모두 정상 수준이었다. 최근 정비소에서 타이어 위치교환을 한 뒤 정비사가 센서를 초기화하지 않은 탓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B씨는 센서 리셋 조치로 문제를 해결했다.

타이어는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공기압은 자동차와 노면을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인 타이어의 여러 특성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다.


공기압이 지나치게 높으면 차가 통통 튈 수 있고 타이어 트레드의 가운데 부분이 주로 마모된다. 반대로 낮을 경우 차가 출렁이며 트레드 양쪽의 숄더부분이 닳는다. 보통은 공기압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기고 사고로 이어진다.

199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이후 2000년에 ‘트레드’(TREAD) 법이 통과되며 타이어 공기압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TPMS)을 의무화하는 안전표준이 생겼다. 당시 교통사고의 책임 여부를 두고 자동차제조사와 타이어업체의 신경전이 펼쳐졌는데 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책임 소재를 쉽게 가릴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는 2007년부터 TPMS가 의무화됐고 우리나라는 2013년 1월부터 생산하는 모든 승용차와 3.5t 이하 승합·화물·특수차에 TPMS를 장착했다. 유럽은 2014년 11월부터 생산되는 모든 신차에 의무적으로 탑재했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연간 사망자가 100명 이상 줄었으며 연료효율이 개선돼 온실가스 배출량도 함께 줄어들었다.
dTPMS 적용사례. /사진=박찬규 기자
dTPMS 적용사례. /사진=박찬규 기자

TPMS는 차가 스스로 공기압을 판단하는 장치며 센서를 통해 직접모니터링하는 방식(dTPMS)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회전 수 차이를 감지하는 간접모니터링 방식(iTPMS)으로 나뉜다.

dTPMS는 타이어 내부에 압력과 온도를 감지하는 반도체 센서를 설치하고 차와 통신하며 실시간으로 타이어 상태를 확인한다. 타이어마다 하나씩 센서를 설치하는 만큼 현 상태의 정확한 압력을 눈으로 살필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타이어 교체 시 일정부분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센서가 고장나면 교체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iTPMS 방식 경고 메시지. /사진=박찬규 기자
iTPMS 방식 경고 메시지. /사진=박찬규 기자

iTPMS는 소프트웨어로 타이어의 공기압 이상 여부를 찾아내는 장치다. 초기 설정 값과 다른 바퀴 회전수를 감지해 이상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각 타이어의 공기압을 조정한 뒤 자동차 기능설정 메뉴에서 센서를 초기화하면 이 값이 기준이 된다. 특정 바퀴 회전수에 차이가 생기면 공기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B씨의 사례처럼 타이어 위치를 바꿨을 때도 타이어 마모도 차이로 각 바퀴의 회전수가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
iTPMS 방식은 타이어 공기압 점검을 한 뒤 센서 초기화를 해주면 된다. /사진=박찬규 기자
iTPMS 방식은 타이어 공기압 점검을 한 뒤 센서 초기화를 해주면 된다. /사진=박찬규 기자

물론 타이어에 센서를 부착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어떤 바퀴에 문제가 있는지, 각 바퀴의 현재 공기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TPMS는 방식에 따른 안전성능 차이가 없지만 장착 여부에 따른 차이가 크다. TPMS를 연구하는 나이라다이나믹스AB에 따르면 시스템이 있는 차는 없는 차보다 타이어 공기압이 평균 3% 이상 높았다. 타이어 펑크 사고 원인의 75%는 공기압 부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어는 못이 박히는 등 파손 외에도 기온이 낮아질 때도 공기압이 낮아진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을 때 공기압을 보충해주는 게 중요하다. 타이어 압력이 적정량보다 10% 낮으면 타이어 수명이 15%쯤 단축된다. 땅에 닿는 면적이 늘어 연료도 더 소모되는 데다 타이어 형태를 유지하는 힘이 줄어 제동성능이 크게 줄어든다.

권장 타이어 공기압은 차종별, 타이어별로 다르다. 보통은 자동차 운전석 도어를 열었을 때 차체에 스티커가 붙어있으니 수치를 확인해두면 도움이 된다. 또 자동차 매뉴얼에도 적정 공기압과 타이어 관리요령이 잘 안내됐다.

최근에는 디지털 방식 압력계와 휴대용 에어펌프가 출시돼 손쉽게 셀프 점검이 가능하다. 이번 주말, 시동을 걸어 예열하는 동안 타이어 상태를 살피는 건 어떨까.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