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웅의 여행톡] 제국주의가 남긴 '쌉쌀한 맛'
칭다오(중국)=박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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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역사 따라가는 칭다오 자전거여행
맥주로 더 알려진 독일 조차지이자 5·4운동 발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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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동페리에서 바라본 칭다오 전경. /사진=박정웅 기자 |
‘칭다오’ 맥주 브랜드로 더 친숙한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를 자전거로 둘러봤다. 칭다오는 산둥반도 남동쪽 자오저우완(교주만)을 낀 해안도시다. 오메가 형태의 만을 에워싼 칭다오는 과거 독일의 조차지(1897~1922)였다.
◆독일 조차지 유산 푸른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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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양조방식으로 맥주를 생산하는 칭다오맥주공장. 2003년 100주년 기념 상징물은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 명소 꼽힌다. /사진=박정웅 기자 |
칭다오에는 맥주를 비롯한 조차지 유산이 많다. 대표적인 게 유럽식 주택가인 팔대관이다. 이 중 당시 독일 총독관저로 쓰인 영빈관이 유명하다. 독일 건축양식이 돋보이고 마오쩌둥이 머물렀던 곳으로도 이름값이 높다. 또 장제스가 묵은 화석루는 러시아 영사관저였다. 팔대관 때문에 칭다오는 ‘중국의 작은 독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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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맥주 역사를 기록한 칭다오맥주박물관 내부. /사진=박정웅 기자 |
조차지 역사와 함께한 전통시장을 찾았다. 제1해수욕장에서 가까운 먹거리장터인 피차이위완이다. 십자 형태의 좁은 골목길엔 군침 돋는 꼬치구이 냄새와 연기가 가득하다. 노포에는 오징어, 문어, 쏙 등 어촌도시 칭다오의 풍부한 해산물 꼬치가 수북하다. 또 한국인은 뒤로 나자빠질 ‘몬도가네’ 식재료도 눈길을 끈다. 전갈, 지네, 굼벵이 등을 꼬치로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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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조차지 역사와 함께한 전통 먹거리시장인 피차이위완 입구. /사진=박정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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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이위완은 전갈이나 지네 등 '몬도가네' 식재료와 지역의 풍부한 해산물을 꼬치로 내놓는다. /사진=박정웅 기자 |
자오저우완을 가로지르는 또 다른 육상교통로는 해저터널이다. 9.4㎞의 자오저우완수이다오(膠州灣隧道)는 만구를 잇는데 만에 위치한 칭다오항의 해상교통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가장 깊은 구간은 해저 82.8m다. 이 역시 해상대교처럼 입체형으로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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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저우완을 가로지르는 또 다른 육상교통로인 9.4㎞의 자오저우완수이다오(膠州灣隧道) 해저터널 입구. /사진=박정웅 기자 |
◆만의 남서쪽 황도구의 자전거여행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지난 4월 15~16일, 칭다오 중심지인 스베이와 스난구는 온통 공사판이었다. 제1해수욕장, 팔대관, 제2해수욕장을 아우르는 스베이·스난구는 경찰 반 관광객 반이었다. 남중국해에서 해군 사열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칭다오 해군기지 방문과 오는 5월 세계 주요 인사가 모이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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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광장의 상징물인 '5월의 바람' 기념 횃불에서 기념 포즈를 취한 케이벨로 자전거여행객들과 칭다오 현지 동호인들. /사진=박정웅 기자 |
5·4광장을 떠나 칭다오 주산격인 국가삼림공원 랴오샨으로 향하는 길은 황해를 오른쪽에 낀다. 황해 경관은 썩 빼어나지 않지만 현지민이 영산 취급하는 랴오샨을 마주할 수 있다. 과거 독일인들은 칭다오 맥주에 랴오샨 광천수를 사용했다. 물속 미네랄 성분이 깔끔하면서 개운한 칭다오 맥주 특유의 풍미를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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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탄 해변을 달리는 자전거여행객들. 멀리 왼쪽으로 칭다오맥주축제 조형물이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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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이 드넓은 금사탄 해변 전경. 맞은 편엔 칭다오맥주축제가 열리는 칭다오맥주광장이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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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닦인 당도만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자전거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
다정다감한 아빠와 아들의 두바퀴 동행
칭다오 자전거여행에서 친구 사이 같은 아빠와 아들을 만났다. 최동훈씨(유천냉면&청하우)와 최효준군(한양초 6학년)의 자전거는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늘 함께 했다. 휴식할 때마다 둘은 서로 먼저 물과 간식거리를 건넸다.
“아빠랑 같이 달려서 좋아요. 날씨가 맑아 기분까지 상쾌해졌어요. 넓은 백사장이 인상적이었고 처음 본 잠수함이 신기했어요. 배에서는 아빠랑 이야기도 많이 했고요. 학교 가면 친구들한테 이야기할 것도 많아요.”
돌아가는 길, 위동페리에서 만난 최군의 얼굴엔 에너지가 한가득이다. 아빠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단다. 최 부자의 해외 자전거여행은 이번 칭다오가 처음이다. 앞서 지난 여름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을 누볐다. 3박4일 제주 자전거여행에서 얻은 게 많아 내친 김에 칭다오까지 왔다고 한다.
“가끔 한강에서 효준이랑 자전거를 타는데 며칠을 함께 자면서 자전거를 타니까 친구처럼 지내게 된 거예요. 말문이 트였다고나 할까요. 집에서는 서로에게 별 말이 없었는데 자전거를 같이 타면서 이야기보따리가 터진 느낌입니다.”
함께 땀을 흘리고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가 아빠와 아들을 연결한 모양이다. 또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자전거여행이 격과 벽을 허문 셈이다.
“이런 자전거여행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학생 대상 자전거캠프 프로그램 말입니다. 제주여행에서도 이번 여행에서도 효준이의 체험학습 효과는 크다고 봅니다. 저 역시 느낀 게 많거든요.”
<취재협조=케이벨로>![]() |
당도만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최효준과 최동훈씨(오른쪽부터). /사진=박정웅 기자 |
“아빠랑 같이 달려서 좋아요. 날씨가 맑아 기분까지 상쾌해졌어요. 넓은 백사장이 인상적이었고 처음 본 잠수함이 신기했어요. 배에서는 아빠랑 이야기도 많이 했고요. 학교 가면 친구들한테 이야기할 것도 많아요.”
돌아가는 길, 위동페리에서 만난 최군의 얼굴엔 에너지가 한가득이다. 아빠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단다. 최 부자의 해외 자전거여행은 이번 칭다오가 처음이다. 앞서 지난 여름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을 누볐다. 3박4일 제주 자전거여행에서 얻은 게 많아 내친 김에 칭다오까지 왔다고 한다.
“가끔 한강에서 효준이랑 자전거를 타는데 며칠을 함께 자면서 자전거를 타니까 친구처럼 지내게 된 거예요. 말문이 트였다고나 할까요. 집에서는 서로에게 별 말이 없었는데 자전거를 같이 타면서 이야기보따리가 터진 느낌입니다.”
함께 땀을 흘리고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가 아빠와 아들을 연결한 모양이다. 또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자전거여행이 격과 벽을 허문 셈이다.
“이런 자전거여행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학생 대상 자전거캠프 프로그램 말입니다. 제주여행에서도 이번 여행에서도 효준이의 체험학습 효과는 크다고 봅니다. 저 역시 느낀 게 많거든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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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중국)=박정웅 기자
안녕하세요, 박정웅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