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에 갇힌 한샘, 3중고에 ‘한숨’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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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구사옥/사진=뉴스1 임세영 기자 |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 주요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3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주가 또한 크게 하락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한샘이 흑자로 돌아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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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상암사옥 전경 |
지난 3분기 한샘은 매출 4284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8%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1%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추정치를 45.7% 밑도는 ‘쇼크’였다.
수익성이 높은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매출 비중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B2B(기업간 거래)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모든 판매채널에서 매출이 축소됐다. B2C사업부는 부엌가구와 인테리어가구의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 27% 감소하면서 역성장했다. 중국법인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0% 줄어든 200억원 수준을 기록하면서 제 기량을 펼치치 못했다. B2B사업부의 경우 특판사업부문의 성장으로 매출액이 9% 늘었다.
문제는 수익이 갈수록 악화된다는 점. 한샘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고 2분기 역시 267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1분기와 2분기 매출도 각각 4675억원, 4800억원에 그치면서 올해는 매출 2조원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액의 버팀목이었던 B2B사업부도 올 하반기 입주물량 감소로 분기당 매출액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올 들어 한샘의 영업이익 레벨이 급격히 낮아져 단기에 작년, 재작년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내외 '3중고'로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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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B2B와 B2C 사업구조를 고르게 분배해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것과 달리 한샘은 B2C 사업으로 집중된 구조”라며 “부동산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경쟁업체의 공격적인 행보도 한샘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초 신세계가 까사미아를 인수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현대홈쇼핑을 앞세워 한화L&C를 인수했다. 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도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에 돌입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현대리바트는 자체적으로도 현대H&S를 합병하고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는 등의 공격 행보로 한샘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 턴 어라운드 가능성은
한샘은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현 위기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노후 주택의 가구뿐 아니라 욕실, 창호 바닥재 등 전체 공간을 한번에 리모델링하는 패키지사업을 새로운 역점사업으로 내놨다. 이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28조원에서 2020년 41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유통망도 리모델링사업에 초점을 맞춰 바꿔 나가고 있다. 가구, 생활용품 중심의 ‘한샘플래그숍’은 리모델링 전시가 추가된 ‘한샘디자인파크’로 전환하는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논현점, 7월에는 목동점의 공사를 마쳤다.
기존 리모델링 제휴점은 대리점으로 전환, 시공품질과 서비스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달 현재 80여개의 제휴점을 대리점으로 전환했으며 2020년까지 총 5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샘 관계자는 “인테리어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 (부진한 실적의 타개책으로)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업계와 시장에서 한샘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하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한샘의 부활보다 경쟁력 자체가 문제되는 시점”이라며 “추락한 이미지를 바로 세우고 실적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6호(2018년 1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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