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위주의 수산물산업이 소비자 위주로 형태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협동조합 형태의 횟집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전문 해물한식당, 수산물 플랫폼 등 '수산물'이 브랜드화되는 추세다. 국내 수산물 유통산업 규모는 28조4000억원으로 업체수만 4만여개에 이른다. 머니S는 급변하는 수산물산업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수산시대 연다] ③ 사무실에 랍스타가?… 인어교주해적단을 만나다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고 있는 더파이러츠 사무실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고 있는 더파이러츠 사무실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지난 13일 수산물 정보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는 더파이러츠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비릿한 바다 냄새가 기자의 코끝을 자극했다. 사무실 내 촬영장 책상 위에는 살아있는 랍스타가 놓여 있었고, 인어교주해적단 직원들은 랍스타를 이리저리 살피며 영상콘텐츠 기획을 짜고 있었다.

인어교주해적단 서비스는 전국 각지 수산시장의 수산물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수산물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이들은 자체 웹사이트와 스마트폰앱,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수산물 중개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머니S는 수산물 상인과 소비자를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인어교주해적단 수산물 전문 크리에이터 은갈치(본명 유성영)와 박송이 마케팅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산물 콘텐츠 곁들인 '인어교주해적단'

인어교주해적단 수산물 전문 크리에이터 은갈치(왼쪽)와 박송이 마케팅팀장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인어교주해적단 수산물 전문 크리에이터 은갈치(왼쪽)와 박송이 마케팅팀장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인어교주해적단은 미디어 기반의 중계 플랫폼이다. 영상콘텐츠를 통해 수산물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와 수산물 상인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사실 수산물 관련 분야는 정보 비대칭이 심한 업종으로 수산물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강매 당하기 십상이다.

이에 인어교주해적단은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수산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횟감 구별하는 방법을 비롯해 수산시장에서 사기 당하지 않는 노하우 등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한다.


인어교주해적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9일 기준 17만명에 달한다. '킹크랩이나 대게를 살 때 바가지를 씌우는 방법'의 영상 콘텐츠는 조회수가 300만회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은갈치 인어교주해적단 크리에이터는 소비자가 수산물을 구매하는 데 있어서 사실상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산물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수산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어교주해적단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사진=유튜브 채널 캡처
인어교주해적단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사진=유튜브 채널 캡처

앞서 인어교주해적단은 스톤브릿지벤처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2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지난 4월 기준 12명이던 직원은 현재 40명이 넘는다. 영상 기획팀 인원 충원부터 미디어 분야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갈치 크리에이터는 "인어교주해적단 콘텐츠의 경우 영상기획팀과 회의를 통해 주제를 선정한다"면서 "촬영이 없는 날이면 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수산물에 대해 배우고 있다. 또 시간이 날때마다 수산물에 대해 공부하고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더 쉽고 재밌게 알려줄지 고민한다"고 밝혔다. 

◆수산시장 살리는 방법?… 소비자 니즈에 맞춰야

인어교주해적단과 제휴를 맺은 노량진수산시장 내 한 상점. /사진=류은혁 기자
인어교주해적단과 제휴를 맺은 노량진수산시장 내 한 상점. /사진=류은혁 기자

인어교주해적단이 처음부터 잘나간 것은 아니다. 수산시장의 상인들과 소비자의 눈높이가 많이 달라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 수산시장은 소비자에게 '바가지 가격'으로 유명했다. 일부 상인들이 매일 달라지는 수산물가격을 핑계로 소비자를 속이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한 인어교주해적단은 수산시장 내 제휴시스템을 만들어 수산시장 상인들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했다. 또 수산시장 내에서 정찰제로 판매할 수 있는 메뉴도 개발했다. 광어·우럭·연어회 등 적정한 가격에 맞는 재료를 써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회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산시장 상인들에게 고객 응대법을 교육하는 등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소비자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또 자체 플랫폼에서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박송이 팀장은 "소비자 니즈에 맞춰서 수산시장 내 상인들과 눈높이를 조율하는 데 신경을 썼다"면서 "메뉴, 서비스 컨설팅을 통해 수산시장 상점들을 관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바가지 가격 등 소비자를 속이는 행태가 수산시장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전국에 있는 156개의 수산시장 내에서 599개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면서 "노량진수산시장의 경우 31개 상점과 제휴를 맺고 정찰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량진수산시장. /사진=류은혁 기자
노량진수산시장. /사진=류은혁 기자

최근 인어교주해적단은 수산시장 내 플랫폼 역할 외에도 자체적으로 수산물 유통망을 만들어 수산물 상인들에게 수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전남 완도를 비롯해 제주도 등 전국 수산물 양식장을 찾아다니면서 싱싱한 해산물을 발굴하고 있다.

박 팀장은 "직접 발로 뛰면서 콘텐츠 제작과 유통망을 넓히는 중이다"면서 "인어교주해적단을 통해 수산물을 공급 받는 상인들도 늘고 있다. 그만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통망이 수산물 전문가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