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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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출장이 잦은 직장인 정모씨(35)는 최근 입국장 면세점 오픈 소식을 반겼다. 매번 출국 시 면세품을 구매해 출장(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배애호가인 정씨는 정작 담배가 입국장 면세점 판매품목에서 빠졌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정씨는 "담배 한보루 부피가 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입국할 때 사면 더 편했을 것 같다"며 "주류 구매라도 가능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입국장 면세점 오픈이 다음달 31일로 확정되면서 판매품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그동안 국내 해외여행객들은 출국 시에만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어 불편이 많았지만 다음달 말부터는 입국 시에도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어 여행객들이 반기는 추세다.


하지만 이번 입국장 면세점 판매품목에서는 아쉽게도 담배가 빠졌다. 업계에서는 담배 판매 금지로 입국장 면세점이 큰 실적을 낼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담배는 면세점에서 얼마나 잘 팔리고 있을까.


◆매출 2위 담배, 무시 못한다

다음달 31일부터 여행객들은 해외여행을 갔다가 돌아올 때 '에스엠 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여행객들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가격 한도는 600달러(약 68만원)로 출국장 면세점과 같다. 에스엠 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는 각각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서 이용할 수 있다.


2018년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 품목 순위./자료=관세청
2018년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 품목 순위./자료=관세청

여행객들의 관심사는 판매품목이다. 이곳에서는 향수와 화장품, 주류 등을 살 수 있지만 담배, 과일, 육포 같은 축산가공품 등 검역 대상 물품은 구매가 불가능하다. 특히 여행객들은 담배가 판매품목에서 빠진 것을 두고 아쉬워하는 눈치다.

담배는 면세품과 시중에서 파는 가격 차이가 커 그동안 인기면세상품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은 2조6004억원이었으며 이 중 담배 매출은 3763억원으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화장품으로 94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담배는 1위 화장품과 판매액 격차가 크지만 전체 비중에서 14.5%를 차지하며 적지 않은 매출을 내고 있다. 가방류(2732억원)와 의류(514억원), 신발(332억원) 등 잡화 매출을 합쳐도 담배매출보다는 적다. 공항면세점 입장에서 담배는 매출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고객발길을 유도하는 미끼상품으로서도 훌륭하다는 분석이다.


◆공항면세점 최다 매출 브랜드 'KT&G'


실제로 출국장 면세점서 판매된 전체 브랜드 중 최다매출 업체도 담배회사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최다 매출 브랜드는 KT&G로 1590억원의 실적을 냈다. 2015년 담배값 인상 이후 3년째 1위다. 이어서 루이비통(818억원)이 2위, 정관장(745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담배의 경우 흡연자는 물론 비흡연자도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며 "담배가격이 4500원으로 뛴 이후 면세담배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담배와 함께 주류는 시내면세점보다 공항면세점 이용률이 훨씬 높은 편"이라며 "공항면세업체들이 주류·담배 판매를 원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담배, 2보루사면 안되나요


공항 면세점에서 담배 구입 시 소비자들은 몇보루까지 구매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원칙적으로 담배 구매에는 제한이 없다. 단 입국 시 초과 반입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현재 여행자 휴대품의 경우 담배 200개비(1보루)만 기본 면세된다. 2보루를 반입하면 1보루 분의 세금을 내야한다는 뜻이다. 현재 담배(품목별) 자가사용 인정기준(미성년 제외)을 살펴보면 궐련(필터담배)은 200개비 이하, 엽궐련(시가)은 50개비 이하, 파이프담배(잎담배)는 250g 이하, 전자담배는 니코틴용액 1% 이하, 20ml 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