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계약해지. 박유천 양성. 사진은 가수 박유천. /사진=장동규 기자
박유천 계약해지. 박유천 양성. 사진은 가수 박유천. /사진=장동규 기자

10년을 함께한 소속사도, 팬들도 등을 돌렸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마약 양성반응이 몰고온 후폭풍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3일 박유천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반응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국과수에서 검출된 필로폰은 다리털에서 나왔으며 경찰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자신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람이 연예인이라고 말하며 그 인물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황하나와 결혼을 약속했던 박유천 역시 그 중 한 사람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박유천의 전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공지를 통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박유천은 자처해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보도를 통해서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했다고 하는 내용을 보면서 그게 저로 오해받을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무서웠다.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니라고 발버둥 쳐도 분명히 나는 그렇게 돼버릴 수 밖에 없을 거다 라는 공포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제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 황하나 또한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는 그 약과는 관련이 없다. 저는 다시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서 하루하루 채찍질을 하면서 고통을 견디며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 제가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생각하거나 복용했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저는 경찰서에 가서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 제가 이자리에 나선 이유는 이 건에서 제가 혐의가 인정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서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은 가수 박유천.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은 가수 박유천. /사진=임한별 기자

"사실무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박유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인생까지 걸며 결백을 주장하는 모습에 박유천의 팬들은 지지성명까지 발표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찰은 통신수사 등을 통해 황하나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지난 16일 박유천의 경기도 하남 자택과 차량,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히 마약 반응 검사에 필요한 모발 등 체모 채취를 위해 박유천의 신체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당시 현장에서 진행된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다음날 경찰에 자진 출두한 박유천은 기자회견 때보다 여유 있는 얼굴로 취재진 앞에서 "있는 그대로 성실하게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 감사하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이 박유천의 모발 등 체모 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그가 체모 대부분을 제모해서 결국 모발과 다리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에 박유천이 자주 염색한 모발은 남기고 체모를 제모한 것을 두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유천은 18일, 22일 등 총 3차례 경찰에 출석했는데 그때마다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제모에 대해서는 "평소 콘서트 등 일정을 소화할 때 제모를 한다"고 주장했지만 마약 양성 판정으로 박유천의 거짓말이 드러나자 그를 믿고 지지하던 팬들도 결국 '박유천 퇴출 촉구 성명문'을 발표하며 등을 돌렸고, 10년을 함께한 소속사도 그를 방출했다.
박유천 마약 양성 반응. /사진=디시인사이드 박유천 갤러리
박유천 마약 양성 반응. /사진=디시인사이드 박유천 갤러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당사는 박유천의 결백 주장을 믿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던 중 어제 국과수 검사 결과가 양성 반응으로 나왔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박유천의 진술을 믿고 조사 결과를 기다렸지만 이와 같은 결과를 접한 지금 참담한 심경"이라면서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 전속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씨제스 측은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대로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며 향후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재판부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 당사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과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렵고 힘든 순간에도 신뢰 하나로 곁을 지켜줬던 소속사도, 팬들도 이제는 박유천을 떠났다. '한류스타' 동방신기로, JYJ로 화려한 삶을 만끽했던 그는 결국 말이 좋아 은퇴지 사실상의 퇴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